[기자수첩]변하는 中 못 읽고 도망치는 韓사장

[기자수첩]변하는 中 못 읽고 도망치는 韓사장

이창명 기자
2013.03.21 14:25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옌타이(煙台)로 가는 중국항공 비행기 안. 복도 쪽 좌석의 망가진 팔걸이에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중국인 남성의 바지가 살짝 찢어졌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는 휴대폰으로 팔걸이를 찍어두더니 승무원을 불렀다. 찢어진 바지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게 맞았고 항공사는 보상해주기로 했다.

중국인들이 베이징 올림픽과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치른 이후 권리의식이 강해졌고 중국 기업들의 서비스수준도 높아진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만큼 중국 현지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에 바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삼성과 LG 등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가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공장 내부는 기본이고 직원들을 위한 시설 등 근로환경도 최고 수준으로 바꿔 놓았다. 방문한 기업마다 기숙사는 꼭 보고 가달라고 권유했고, 현지 직원들도 기숙사에 관해서는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가난한 농촌마을과 함께 협력관계를 맺어 돕기도 하고, 수천 명의 지역주민들에게 백내장 수술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단순한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가 아니다. 현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같은 지역에 진출한 해외 경쟁업체들도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최근 이런 흐름을 놓치고 옌타이(煙臺)에서 야반도주하는 국내 기업인들에 대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중국의 값싼 임금만 믿고 진출하는 국내 중견 중소기업들이 많다. 변화된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탓이다.

임금 자체도 높아졌지만 임금 외에 들어가는 비용이 훨씬 많아졌다. 더욱이 새로 출범한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 정부에서 경영환경은 더욱 빡빡해질 전망이다. 환경이나 인권, 부정부패 같은 문제에선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것이 때문이다.

혹시나 앞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벌일 생각이 있는 기업인이라면 수년간 중국에서 주재원을 하고 있는 베테랑 기업인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여긴 중국이니까 이 정도만 해도 되겠지'란 생각으로 들어오면 이젠 단 1개월도 버티기 어렵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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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명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창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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