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투자세액공제 축소하면 유해화학물질 사고 빈발할 수 있어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곳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훨씬 많습니다. 사고 난 업체에 매출의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면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바로 문을 닫아야지요."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유해화학물질 사고가 날 경우 사업장별 매출의 5%만큼 과징금을 물리는 내용의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주 국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삼성 같은 대기업도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해 사고를 내는데, 아무래도 안전에 대한 투자가 적은 중소기업의 사정은 뻔하지 않느냐"며 하소연했다.
이 단체는 플라스틱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4000여 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아무래도 플라스틱이 재료이다 보니 대부분 업체가 유해화학물질 규제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이번 개정안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게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 화학 관련 중소기업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말로는 중소기업을 살리겠다고 하면서 정책으로는 중소기업을 죽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제의 원인을 따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 하지 않고 결과에 대한 처벌만 강화하려는 것도 문제다. 최근 일어난 화학물질 사고는 설비 관리·운영 과정에서 벌어진 것이 많지만, 설비 노후화와의 연관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사고가 발생한 구미산업단지는 1969년, 여수산업단지 1974년 최초 조성돼 40여년이 흘렀다. 입주업체들의 설비 노후화가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얘기다.
따라서 입주 업체들은 시설 유지·보수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시설 투자를 장려하고 유도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와 국회는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폐지한 데 이어 최근에는 그나마 남아 있던 고용 투자 세액공제 혜택까지 줄이겠다고 나선 모습이다.
"미국은 셰일가스 덕분에, 일본은 '엔저' 덕분에 제조업체들이 신났는데 우리 기업들만 언제까지 경기 불황에 경제민주화와 사업장 안전을 빌미로 이중고, 삼중고를 겪어야 하나." 한 제조업체 임원의 절규를 정부와 정치권은 새겨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