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평화력발전소는 우리나라가 만드는 첫 민간 중심의 기저발전소다. 강원도 동해시 북평산업단지에 첨단·친환경 방식으로 2조 원 가까이를 들여 지을 예정이다.
STX전력(51%)과 한국동서발전(49%)이 사업자다. 2010년에 허가를 얻어 지난해 말 첫 삽을 떴다. 오는 2016년까지 1190㎿ 규모의 이 발전소가 완공되면 150만 가구가 쓸 전기가 만들어진다.
기저발전은 전력생산분 중에 이른바 밑에 깔리는 전기를 맡는다. 전력 생산단가가 원자력 다음으로 낮아 24시간 돌아가면서 주변을 이롭게 한다.
특히 정부와 동해시는 STX가 약속한 지역발전 협약에 대한 기대가 컸다. 발전소 외에 산업단지와 사원아파트, 관광단지, 다목적 구장 등을 짓기로 한 때문이다.
STX 그룹의 해체 위기로 인해 이 약속은 지켜지기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발전소 건립은 함부로 뒤엎을 사안이 아니다. 무엇보다 때 이른 무더위에 전력 대란이 예고돼 나라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일본계 기업인 오릭스가 재정난을 겪던 STX에 '과감하게' 투자한 건 다름 아닌 이 기간 산업을 높이 평가해서다. 오릭스 측은 STX가 무너져도 발전소는 건재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오릭스는 STX에너지에 3600억원을 지원하면서 대신 조건을 달았다. 핵심인 STX전력 외 나머지 자산가치가 6000억원 밑으로 떨어지면 모회사 STX에너지의 대주주가 되겠다는 내용이다.
급전이 절실했던 STX는 이 제안을 면밀히 검토하지 못한 채 덥석 받았지만 이제와 보면 사실상 '미끼'였다. 오릭스는 정확히 석 달 만에 그 본색을 드러냈다. 투자금 보호를 명분으로 대주주 지위 확보에 나선 것이다.
주주권을 주장하는 오릭스는 STX 그룹 위기가 이처럼 진행될 지 예측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정당화하고 사업비 2조원을 대줄 산업은행과 함께 STX에너지를 팔겠다고 밝혔다.
일본 자금을 끌어들인 STX는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발전 산업을 특성을 고려한다면 이젠 STX만의 문제가 아니다. 애초 고려하지 못했더라도 정부가 나서야 할 공익의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