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제너시스템즈의 석연찮은 몰락

[더벨]제너시스템즈의 석연찮은 몰락

김동희 기자
2013.07.18 10:31

[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7월15일(07:20)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를 생산하는 제너시스템즈가 지난 12일 최종 상장폐지 됐다. 2008년 3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지 5년 4개월 만이다. 직접적인 상폐 이유는 완전자본잠식. 그러나 사실상 계속기업으로 사업을 영위할 능력이 없었다.

제너시스템즈는 2000년 설립 이후 2009년까지 승승장구했다. 국내 대부분의 통신사에 소프트스위치 제품을 공급하며 가정용 인터넷 전화 시장을 휩쓸었다.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 국무총리상(2009년),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2009년), 인적자원개발 우수기업 선정(2009년) 등 성공한 벤처기업으로서의 명성을 톡톡히 쌓았다.

그러나 2009년 이후 구심점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IMS(IP Multimedia Subsystem), 모바일 인터넷전화 (mVoIP) 개발을 비롯해 제 4이동통신사업 참여에 대거 자금을 투자했지만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사업 다각화에 실패하면서 본업마저 휘청거리게 된 것이다.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매출액은 2011년 3월 말(3월 결산법인) 283억 원에서 2012년 3월 말 201억 원으로 감소했으며 영업 손실은 1억 원에서 66억 원으로 커졌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제너시스템즈의 몰락을 예견하는 이는 없었다. 경영 상황이 일시적으로 악화됐지만 그 동안의 성장을 이끈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시 영업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문제는 2012년 회계연도다. 이때부터 제너시스템즈는 급격히 무너졌다.

실제로 매출은 61억 원으로 75%나 줄었고 영업 손실은 250억 원으로 4배가량 급증했다. 받아야 할 매출채권을 대부분 손실 처리하면서 454억 원(2012년 3월 말)이었던 자산총계도 175억 원으로 급감했다. 정상 영업이 가능했던 기업이 1년 만에 빈껍데기만 남은 것이다.

용처가 불분명한 외부 자금조달과 지분 매각도 잦았다.

2011년 결산실적이 발표되기 전인 작년 3월에만 일반 공모 유상증자와 공모 전환사채(CB)발행으로 20억 원 가량을 조달했다. 이 시기 강용구 대표의 보유 지분은 129만 1970주(11.925)에서 99만 106주(8.3%)로 줄었다.

공시 역시 제대로 하지 않았다. 지난해 초 유상증자 철회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제너시스템즈는 올해 초 대출원리금 연체 사실을 지연 공시해 추가로 벌점을 부과 받았다.

지난해 말에는 외국계 자금을 투자 유치했다며 신주인수권부사채(BW)발행과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지만 아직까지도 자금조달을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시 기재 정정만 수십 차례 진행하고 있다.

반면 강 대표 밑에서 9년간 근무했던 김영환 이사는 올 1월 퇴사한 이후 제너NTS를 설립해 제너시스템즈가 구축한 각종 인프라의 유지보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임직원은 30여 명이며 벌써 매출 100억 원 가량을 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이 제너시스템즈의 갑작스런 몰락에 의혹을 제기하는 직접적인 이유기도 하다.

물론 아직까지 제너시스템즈와 제너NTS의 거래와 주주들의 상관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퇴사한 직원들이 단순히 과거 경험한 기술의 장래 사업성을 믿고 회사를 설립했을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의 제너시스템즈 행보 역시 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대로 흘려 넘기기도 찜찜하다. 관리종목도 아니었던 멀쩡했던 기업이 갑자기 상장 폐지된 상황은 아무래도 석연치 않다.

밀린 급여도 받지 못하고 퇴사한 100여 명의 임직원과 수많은 투자자들은 아직도 제너시스템즈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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