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K하이닉스, 드라마 끝나지 않았다

[기자수첩]SK하이닉스, 드라마 끝나지 않았다

정지은 기자
2013.07.26 06:50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 1조원클럽에 다시 이름을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국내에서 단일 기업으론 가장 많은 32만7000여명(2012년 12월말 기준)의 주주를 보유한 SK하이닉스는 한때 '국민기업'으로 불릴 정도로 굴곡진 기업사를 가진 보기드문 회사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D램사업을 먼저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옛 상공부 서류를 뒤져보면 D램사업의 정부 승인을 먼저 신청한 곳은 당시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로 D램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1983년 경기 이천에 첫 터전을 마련했고,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1999년 LG반도체를 떠안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01년하이닉스(1,301,000원 ▲1,000 +0.08%)라는 이름으로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되고, 주인찾기에 나서는 '유랑생활'을 시작해 미국 마이크론과 독일 인피니언 등 해외기업에 매각될 위기에 내몰렸을 때 국민들의 반대로 매각이 무산되기도 했다.

시스템LSI부문과 LCD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시기도 거쳤고, 생존을 위해 중국 우시에 반도체공장을 설립하는가 하면 대만 프로모스와의 제휴, 유럽 ST마이크로와 합작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기도 했다.

채권단 관리 하에서도 마른 수건을 짜는 심정으로 기술혁신과 원가절감을 통해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D램 2위 자리를 수성해왔고, 고난의 시기에는 경기 이천(옛 현대전자)과 충북 청주(옛 LG반도체) 2개 노조는 '기업살리기'에 힘을 합쳐 노사화합의 모범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해 SK라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면서 12년 간의 '유랑생활'을 마치고 SK하이닉스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때문일까. 안정된 지배구조 속에 지난 1분기에 3169억원의 흑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는 1조1136억원의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설립 30년 만에 기록한 최대실적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처럼 SK하이닉스는 오랜 기간 경쟁자들이 하나둘 시장에서 퇴출될 때도 끝까지 살아남아 오늘의 결실을 맺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기회는 여러 번 찾아오지 않는다. 시장이 SK하이닉스에 우호적으로 흐른 것이 최대 실적의 이유일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드라마는 아직 막을 내리지 않았다. 해피엔딩이 될지, 그 반대의 시나리오가 쓰일지는 하이닉스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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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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