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러시아 진출' 물거품…선박 수주도 취소

STX조선, '러시아 진출' 물거품…선박 수주도 취소

구경민 기자
2013.11.26 06:21

러시아 조선소 건설 프로젝트 대우조선 손에…선박 수주 2조 규모 계약 해지 위기

STX조선해양의 러시아 진출이 결국 물거품이 됐다.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에 들어가면서 신규사업이 올스톱된 영향 때문이다.

강덕수 STX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과 그룹의 해외진출을 위해 올초 글로벌 행보에 나섰다. 지난 4월 강 회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러시아 진출의 꿈을 키워왔다. 당시 러시아 측도 "LNG 조선소 건설프로젝트, 해양프로젝트 등에 관해 STX와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TX조선해양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난 7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으면서 강 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에 STX조선해양은 채권단 체제 아래 놓이면서 러시아 쪽과의 접촉이 끊어졌고 사업을 더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됐다.

강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LNG 프로젝트는 대우조선해양 손에 넘어가게 됐다. STX 측은 STX조선해양이 자율협약 체제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승산이 있는 게임이었다고 아쉬워하는 모습이다.

대우조선(122,800원 ▼2,900 -2.31%)관계자는 "러시아 극동지역에 있는 블라디보스톡의 옛 핵잠수함 조선소를 LNG 운송선박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조선소로 확대 개편하는 데 참여하기로 했다"며 "이 사업은 기존 STX조선해양이 추진하던 사업과 동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부는 대우조선이 러시아의 조선소 건설에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러시아정부가 5년 전부터 꿈꿔온 프로젝트다.

양측이 건설에 협력하기로 한 조선소는 블라디보스톡 인근 볼쇼이카멘 지역의 즈베즈다 조선소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러시아정부가 시베리아 극동 지역에 조선·해양 종합 클러스터(복합단지)를 설립할 계획인데 이중 즈베즈다 조선소를 현대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대우조선은 조선소 현대화를 위한 업무 절차와 조선소 운영 노하우 전수, 생산기술 제공 등에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규모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다"며 "선박기술을 직접 이전하기보다 조선소를 세우는 데 도움을 주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STX조선해양은 이번 러시아 프로젝트 수주 실패 외에도 2조원가량의 선박계약이 해지될 위험에 처했다.

외신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채권은행이 이익이 되지 않는 기(起)수주 저가 계약들에 대한 조정에 나서면서 20억달러가량의 계약을 해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양플랜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어렵게 수주한 드릴십 1척에 대해서도 계약이 취소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STX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시장 진출 초기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에 저가 수주를 통해서라도 드릴십 수주는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STX조선해양의 대규모 계약해지는 회사의 악성 저가수주 물량을 없애고 손실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조선소의 평판에는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며 "기업의 가치를 위해서는 미래성장을 고려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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