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고임금? 바보야, 문제는 르노그룹이야!

르노삼성이 고임금? 바보야, 문제는 르노그룹이야!

강기택 기자
2013.12.02 06:50

"부산공장 경쟁력 수준 중간" 제롬 스톨 부회장 발언놓고 비판여론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경쟁력은 르노닛산 전체 글로벌 공장 중에서 중간 수준이다”

프랑스 르노그룹의 최고 성과관리책임자(CPO)인 제롬 스톨 부회장이 지난 26일 경기 용인 르노삼성 중앙연구소에서 한 말이다. 이 발언을 놓고 르노삼성 내부 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에서 비판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제롬 스톨 르노그룹 경상용차 판매 및 마케팅담당 부회장/ 머니투데이DB.
제롬 스톨 르노그룹 경상용차 판매 및 마케팅담당 부회장/ 머니투데이DB.

생산효율을 더 높이지 않으면 물량을 해외공장에 빼앗길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그는 또 "르노삼성이 부진에 빠진 것은 비용을 통제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며 "부품 국산화와 함께 노조와의 협상을 통해 고정비를 줄이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추락시킨 책임은 르노삼성에 있지 않다. 르노삼성의 판매가 급감한 것은 국내 소비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 닛산보다 못한 르노의 플랫폼 도입 등으로 상품력이 떨어진데 일차적인 원인이 있었다.

고정비가 높았던 것도 고임금 때문이 아니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로부터 엔진과 변속기 등 핵심부품을 고가에 사 들여왔던 게 주요인이다.

이로 인해 2010년 매출이 사상최고치였지만 영업이익은 33억9000만원, 영업이익률이 0.07%에 불과했다. 노조가 고가에 부품을 사 와 저가에 완성차를 수출해 르노그룹으로 자본유출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을 정도다.

르노그룹이 줄곧 ‘부품 국산화’를 말해 왔는데 이는 르노그룹이 초래한 르노삼성의 고비용 구조를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르노삼성은 적자가 나더라도 매출의 일정금액을 르노그룹에 내 줘야 한다. 2000년 르노삼성 출범 이후 르노그룹이 받아 간 기술사용료(로열티)도 5000억원이 넘는다.

국세청이 르노그룹으로 이익을 이전하거나 조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상품과 용역 등의 가격을 적절히 매기지 않았고 과다한 로열티를 지급했다며 700억원을 추징하기도 했다.

스톨 부회장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 자동차업계의 임금이 비싸다"고 했지만 르노삼성의 인건비 수준은 현대자동차와 비교할 때 60~70% 선에 불과하다.

더 높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1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낸다. 게다가 르노삼성은 지난해 전체 직원의 15%에 달하는 800명을 명예퇴직시켜 그만큼의 인건비도 절감했다.

그의 말대로 르노그룹의 인도, 터키공장 등보다 임금이 높을 수는 있지만 국가별 소득수준을 감안해야 하고 각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마진으로 인건비를 커버할 수 있느냐도 살펴봐야 한다.

경차, 소형차 위주의 인도, 터키공장과 달리 르노삼성 공장은 준중형, 중형, 준대형 위주다. 수익성이 더 높은 제품을 만들고 있으므로 이를 동등 비교할 수 없다는 얘기다.

요컨대 비용에 관한 대부분의 문제는 르노그룹에 있지 르노삼성에 있지 않다. 그런데도 르노삼성의 고비용을 들먹이는 것은 자신들의 잘못을 애꿎은 르노삼성 임직원에게 전가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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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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