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月 고려아연 자일렌 3만ℓ 누출사고, 여전히 악취가…

2月 고려아연 자일렌 3만ℓ 누출사고, 여전히 악취가…

최우영 기자
2014.06.23 09:01

[르포]인근 S-Oil 부지 흘러들어간 오염물질 '지하 배관' 때문에 여전히 방치

지난 2월 자일렌 3만ℓ 누출사고가 발생한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현장. /사진=최우영 기자
지난 2월 자일렌 3만ℓ 누출사고가 발생한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 현장. /사진=최우영 기자

"저녁에 바람 불면 이상한 냄새가 자꾸 나는데, 사고 100일이 다 되도록 제대로 처리도 안하고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지난달 23일 찾은 울산 울주군 온산항 사거리를 지나던 인근 공단 직원들의 불만은 끝이 안 보였다. 이곳은 지난 2월 22일고려아연(1,484,000원 ▲16,000 +1.09%)스팀배관 설치 공사 도중 지하에 있던 배관이 파손되며 자일렌 3만ℓ가 누출된 곳이다. 사고 100일이 다 지나도록 일부 오염 토양이 제거되지 않아 도로변으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자일렌은 마취와 골수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유독물질이다. 인화성도 있다.

사고 지역 한쪽으로는S-Oil(111,400원 ▲4,900 +4.6%)공장 철조망이 있었다. 도로변으로는 100여m에 이르는 철제 펜스가 쳐져있었다. 하지만 철조망과 펜스가 마주보는 양 옆에는 별다른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쪽은 임시 출입통제 가림막이 세워졌으나 반대편은 뻥 뚫린 채 통제인원도 없었다. 사고 현장까지 다가서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S-Oil 공장 부지에 방치된 자일렌 오염토양이 빗물에 쓸려 사고 현장으로 섞여 내려왔다. /사진=최우영 기자
S-Oil 공장 부지에 방치된 자일렌 오염토양이 빗물에 쓸려 사고 현장으로 섞여 내려왔다. /사진=최우영 기자

현장에 방치된 사다리를 타고 지하로 5m 가량 내려가자 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었다. 전날 내린 비로 착각했으나 가까이 다가서자 악취가 났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사고현장 오염 토양은 이미 외부로 반출됐다. 악취는 여전히 오염토양이 제거되지 않은 S-Oil 부지에 비가 내리며 외부로 흘러나온 흙더미에 오염토양이 섞여 사고 현장으로 다시 흘러나온 것이었다.

사고 당시 고려아연과 방재업체는 급히 사고 처리에 나서 누출된 자일렌 중 2만5000ℓ를 회수했으나 이미 5000ℓ는 토양에 스며든 뒤였다. 누출 자일렌은 도로변 토양 610㎥를 오염시켰다. 외부로 반출한 토양 무게만 1111톤 가량이다. 울주군청에 따르면 S-Oil 부지에 방치된 오염토양은 1000㎥, 무게는 1821톤 가량이다.

울주군청 관계자는 "S-Oil 부지로 들어간 자일렌이 혼합된 오염 토양은 공장의 지하 부지 배관 상황이 복잡해 흙을 다 들어낼 수 없는 상황이다"며 "고려아연과 방재업체에서 상의해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S-Oil 관계자는 "공장부지에 들어온 오염물질은 오는 7월부터 방재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온산공단 곳곳에 설치된 지하 배관 매립 경고팻말. 설립 시기와 매설업체를 알리는 칸이 공란으로 남아있었다. /사진=최우영 기자
온산공단 곳곳에 설치된 지하 배관 매립 경고팻말. 설립 시기와 매설업체를 알리는 칸이 공란으로 남아있었다. /사진=최우영 기자

사고 현장 맞은편 LS니꼬동제련 공장 옆에서도 땅을 파낸 뒤 배관을 묻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울산 울주군 온산읍은 수많은 화학공장들이 밀집된 공단지역으로 지하마다 수많은 가스배관 및 송유관이 놓여있다.

하지만 이들 배관의 위치를 나타내는 알림판은 더 없이 열악했다. 관리업체 이름과 매설시기 등을 알리는 글자는 지워져있었다. 일부 알림판은 도로변에 무분별하게 주차된 차량에 가려 보이지도 않았다.

인근 공장의 근로자 박모씨(38)는 "배관이 많은 이곳 온산항 사거리는 '지뢰밭'이나 다름없다"며 "땅에 뭐가 묻혔는지 정확히 파악도 안된 상태에서 굴착기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섬뜩해 근처로 지나가기도 무섭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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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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