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보는세상]삼성전자를 보는 또다른 색안경

[우리가보는세상]삼성전자를 보는 또다른 색안경

서명훈 기자
2014.07.28 06:17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삼성전자(193,000원 ▲2,900 +1.53%)가 또 다시 신문 1면 머리기사를 장식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달라진 것이라면 과거에는 칭찬 일색이었지만 지금은 부정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지난 8일 내놓은 2분기 예상 실적이 예상치보다 나쁘게 나오면서부터 '추락' 혹은 '날개가 꺾였다'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던 IM(IT&모바일) 담당 임원들의 성과급 반납 소식과 경비절감, 본부 인원의 사업부서 배치까지 말 그대로 '삼성전자 발' 기사가 쏟아졌다.

삼성전자 임원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여기까지는 참을 만했다". 다소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지만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얘기까지 더해지고 있다. 임원 몇 명이 옷을 벗는다는 것에서부터 일반 직원들도 몇%가 감원될 것이라는 내용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날짜까지 박아서 구조조정을 얘기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금이 외환위기 때처럼 회사 존폐를 걱정해야 되는 때도 아닌데 감원 얘기는 너무 앞서 나간 거다. 우리가 그런 회사는 아니다"고 못 박았다. 또 다른 고위 임원은 분기 이익 7조원씩이나 내는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한다면 사회적으로 어떤 비난을 받겠느냐며 사실무근임을 강조한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적이 나빠져서 성과급도 반납하고 경비까지 줄인 마당에 감원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당연시한다.

특히 이런 불신의 뿌리를 캐보면 '삼성=냉정한 조직'이라는 선입견과 마주하게 된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언제든 '소모품'인 직원들은 버릴 수 있다는 이미지의 결과다. 삼성전자가 감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또 다른 이유다.

적어도 3년 넘게 삼성을 출입하며 곁에서 지켜본 결과 삼성전자에 대한 이런 선입견은 틀렸다. 최근 2년간 삼성LED 합병, 삼성디스플레이 분사 등 굵직굵직한 사업 조정이 이뤄졌지만 인위적인 감원은 없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은 지금까지 해 오던 업무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일부 직원은 불만을 품고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예를 들어 10년 가까이 인사 업무를 담당하다 영업부서로 배치되는 사례를 두고 '사표를 강요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다른 기업에서도 일어나는 일인데다 하는 일이 전혀 없는 부서에 자리만 만들어 주는 것과 동급으로 취급하긴 어렵다.

삼성의 냉정함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학연이나 지연, 혈연에 관계없이 실적에 따라 평가를 하고 잘못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이 '냉정함'의 실체다. 실적이 나빠졌다고 하루아침에 사표를 강요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감원 소식에도 직원들이 별다른 동요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도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영업이익을 '7조2000억원 밖에'로 볼 것인지 '7조2000억원 씩이나'로 해석하는지에 따라 시각이 확연히 달라진다.

10조원에 육박하던 때와 비교하면 7조2000억원은 크게 줄어든 숫자지만 국내 기업 대부분은 분기가 아닌 연간 영업이익이 7조원에 못 미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색안경을 낀 지나친 관심은 삼성전자나 우리 경제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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