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법정 밖에서 왜 이런 자료 내는지 의문", 법원 "재판부 판단에 영향 못미칠 것"

조성진 LG전자 사장 등 임직원 3명이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LG전자가 16일 검찰 기소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하는 입장자료와 함께 검찰에 제출했던 현장 CCTV 동영상을 공개했다.
조 사장은 이날 오전 원고지 4매 분량의 해명 글을 통해 세탁기 파손의 고의성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검찰 등 법조계는 국내 전자업계의 양대 산맥인 두 기업의 기싸움에 유감스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검찰은 재판을 받기에 앞서 기업이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혐의에 대한 입장은 법정에서 충분히 진술하면 되는데 왜 이런 자료를 내는지 의문"이라며 "유무죄 여부는 재판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 사장이 검찰 조사 당시 제출했던 동영상을 공개하며 결백함을 호소한 데 대해 "보는 시점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지만 검찰에서는 이들의 혐의가 충분히 입증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억울함을 표명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재판에 반영하거나 여론을 형성하고자하는 목적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억울한 점이나 시시비비는 재판부에 증거자료를 제출해 가려내면 된다"며 "이 같은 입장표명이 모양새가 좋지는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대한항공이 재판 중에 '회항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해 재판부의 역풍을 맞은 것과 유사한 행위라는 입장이다.
서울지역의 한 변호사는 "국내 굴지기업의 사장이 해외에서 열린 가전전시회에서 고의적으로 제품을 손괴했다는 혐의 자체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잘잘못을 떠나 동영상을 공개하고 입장을 내면서 기업 간에 치고받고 싸우는 모습이 글로벌 시장에서 도움이 될 리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이 같은 다툼을 통해 기술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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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글로벌 시장에서 두 기업의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페어플레이하지 않는 모습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면서도 "그만큼 두 기업이 맞수이기에 발전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백색가전업계의 글로벌 1, 2등은 사실상 삼성과 LG라고 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볼 때 상위 기업의 경쟁구도를 통해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종적인 유무죄 판단은 법원에서 가려지겠지만 두 기업간 다툼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날 조 사장은 입장자료를 통해 "제가 삼성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독일 가전제품 판매점에는 저와 함께 출장을 갔던 일행들은 물론 수많은 일반인들도 함께 있었고 바로 옆에서 삼성전자의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며 "만일 제가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면 무엇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