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 첫 여성임원 한선옥 상무 "성별보다 능력이 우선"

경제5단체 첫 여성임원 한선옥 상무 "성별보다 능력이 우선"

김정주 기자
2015.03.01 15:13

[인터뷰]한선옥 전국경제인연합회 기획본부장

27일 한선옥 전국경제인연합회 기획본부장 인터뷰
27일 한선옥 전국경제인연합회 기획본부장 인터뷰

"경제단체 첫 여성 임원이라는 사실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일을 못해서)금방 잘렸다는 소릴 듣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죠. 그만큼 책임감이 큽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설립 이래 처음으로 지난달 10일 인사에서 여성 임원(상무보)이 된 한선옥 신임 기획본부장(49)에게 '최초'라는 타이틀은 부담인 동시에 원동력이다. 5대 경제단체를 통틀어 임원급 여성은 한 본부장이 유일하기에 그가 갖는 상징성은 더욱 크다.

직장 내 원활한 소통과 부드러운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전경련의 철학이 한 본부장의 발탁 배경이다.

한 본부장은 1990년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둥지를 튼 후 2000년 전경련으로 자리를 옮겼다. 석사신분으로 한경연에서 승진을 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연구보다는 직접 현장을 체험하는 일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후 산업본부 산업정책팀장과 경영지원실장 등을 두루 거치며 15년 간 차곡차곡 경험을 쌓았다.

현장을 누빈 그의 노력은 성과로 돌아왔다. 한 본부장은 2005년 실시한 '군(軍) 자기 계발사업'을 가장 의미 있는 사업으로 꼽았다. 그는 군인들이 부대 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PC와 인터넷, 콘텐츠를 지원하는 교육사업을 기획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당초 3개 사단에 시범적으로 실시됐던 이 사업은 국방부, 교육부 등의 지원으로 지금은 대부분의 부대에 정착됐다.

한 본부장은 "당시삼성전자(210,500원 ▲14,000 +7.12%)에서는 PC를,KT(61,000원 ▲1,900 +3.21%)와 한전에서는 각각 인터넷과 전기를 지원받고 삼성경제연구소로부터 공부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받아 토대를 마련했다"며 "전경련이 기업만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기회가 돼 뿌듯했다"고 말했다.

한 본부장이 입사 이후 쉬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건 가족들의 든든한 후원 덕분이다. 남편과 친정어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직장을 다니며 대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을 키워내지 못했을 거라고 한 본부장은 말한다.

"기저귀도 안 뗀 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돌아설 땐 마음이 참 아팠어요.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다른 엄마들에 비해 너무 못 챙겨주는 것 같아 죄책감도 들었죠. 아이들이 커가면서 제가 하는 일을 이해해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건 여전히 여성들에게 어려운 숙제다. 한 본부장은 출산과 육아로 잠깐 불이익을 받더라도 감수하고 견뎌내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평생 일할 생각이라면 육아에 집중하는 초반 2~3년은 긴 기간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결국 성별보다는 능력으로 평가받는다는 것이 한 본부장의 소신이다. 그는 "일이 주어졌을 때 남녀 차이보다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게 돼 있다"며 "경영자 입장에서도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일을 맡길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분명 여성만의 강점도 있다.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배경을 설명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소통능력과 섬세함을 갖췄기 때문이다. 한 본부장은 "남성 리더들 가운데 아무런 배경 설명도 없이 아이템을 던지는 사람이 있는데 후배 입장에서는 수긍하기 힘들다"며 "직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본부장은 올해 전경련의 조직문화를 개선하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전경련만의 뚜렷한 이미지를 만들고 그에 맞게 조직의 룰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누구든지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사업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한 본부장은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서 50~60대 취업자가 늘고 대졸자들이 취업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내수 활성화를 위주로 회원사들과 함께 경제 살리기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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