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총 지분 제한 규제 없어… 다국적 기관 '쪼개기 투자' 공격시 속수무책

지난해삼성물산(320,000원 ▲19,000 +6.31%)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받았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추진에 딴지를 거는 엘리엇을 방어하느라 정상적인 경영활동도 상당 부분 타격을 받았다. 엘리엇이 보유했던 삼성물산 지분은 7.12%에 불과했다.
최근 급격히 성장하는 국내 첨단 방산업체들에 눈독 들이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한화(128,100원 0%),LIG넥스원(966,000원 ▼54,000 -5.29%),한국항공우주(182,500원 ▼3,300 -1.78%)산업(KAI)의 외국인 지분율이 두자릿수를 넘어선 지 오래다.
현재 방위사업법과 외국인투자촉진법 등에는 방위산업체에 대한 외국인 총 지분율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50% 이상 지분을 단일 주주가 취득하거나 경영권을 담보하는 지분율을 확보하려 할 경우에만 국방부령에 따른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단일 주주가 10% 이상 매입시에는 지분 매입 목적에 대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론적으로 복수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합해 10% 미만 지분을 각자 매입할 경우에는 연합 경영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다른 주요 방산업체와 달리 절대 지분을 지닌 소유주가 없는 KAI의 경우 공격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에 대해 비금융 자회사인 KAI의 지분을 매각하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잠재적 매수자로 거론되던 한화그룹은 최근 삼성 방산 계열사와 두산DST 등을 인수하며 KAI 매수 여력이 부족해진 상태다.
산업은행이 조속한 KAI 민영화를 추진할 경우 KAI가 외국계 기업으로 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 최초의 수출 전투기, 다목적 헬기 수리온뿐만 아니라 현재 개발중인 차세대 중형위성 원천기술까지 외국으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
외국 기관의 KAI 지분 확보는 이미 시작됐다. 올해 현대자동차,한화테크윈(1,425,000원 ▲9,000 +0.64%),두산(1,442,000원 ▲4,000 +0.28%)자회사 DIP홀딩스 등이 보유중이던 KAI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블록딜로 풀린 지분 대부분을 외국 기관 투자자가 매입했다. 연초 15.2%였던 KAI 외국인 지분율은 12일 현재 21.46%까지 늘었다.
외국인 지분 제한 없는 KAI의 졸속 민영화 추진은 결국 잘 키운 토종 방산기업을 외국에 고스란히 바치는 꼴이 될 것이다.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방산기업에 대한 외국인 총 지분율이 50%가 넘지 않도록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에 당국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