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경원 LG전자 음향팀 수석연구원…"소비자 귀 100% 만족, 보스·JBL 넘겠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격렬한 전투 신. 인류를 지키려는 로봇 대장 옵티머스 프라임이 적과 맞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동안 갖가지 효과음과 배경음이 관객을 휘감으며 쏟아진다. 이런 장면만 70번, 80번, 심지어 100번까지도 반복해 보고 듣는 사람이 있다.
박경원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음향팀 수석연구원은 사운드 바와 휴대용 스피커의 음질을 개발하는 일종의 사운드 디자이너다.
박 수석연구원의 일상은 '무한반복'이다. 그는 "소리 공부는 듣고 또 듣는 게 기본"이라며 "같은 음악을 들어도 한번은 저음 악기 소리만 듣고, 다음은 사람 목소리만, 그 다음은 고음 악기 소리만 듣는 식으로 반복하며 훈련한다"고 말했다.
소리에 남다른 애착이 없으면 불가능한 직업이다. 사운드 디자이너들이 대개 악기 연주자나 보컬 출신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수석연구원은 헤비메탈 음악에 빠져 고등학교 때 트랜지스터 앰프에 종이로 스피커를 스스로 만들었다. 대학에서는 나무를 직접 사들여 졸업 전까지 10종의 스피커를 손수 제작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계측 장비가 없어서 귀로만 튜닝하며 작업했는데 그때부터 귀가 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피커 음질을 위해 제일 신경을 쓰는 부분은 유닛(소리가 나오는 둥근 부분)이다. 박 수석연구원은 "유닛은 자동차의 엔진처럼 가장 중요하다"며 "기본이 되는 유닛 설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매 지역별로 현지 소비자의 귀에 맞춘 사운드 튜닝도 중요하다. 박 수석연구원은 "나라별로 선호하는 소리가 다르다"고 말한다. "가령 어릴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유럽 소비자들은 가공된 소리보다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좋아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밤샘 파티 문화가 발달한 중남미에서는 고출력의 강한 소리를 즐기고 여성이 공개적으로 노래를 부르기 어려운 중동에서는 남성 목소리를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 소리 전문가지만 매일 공부의 연속이다. 음향사 1급 자격증은 물론 LG전자 내 품질관리 최고 명인에게 주는 '마스터 블랙 벨트'도 음향 담당자 중 유일하게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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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수석연구원은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늘 긴장해야 한다"며 "최근 추구하는 작고 예쁜 디자인에도 음질이 나빠지지 않도록 구조에 대한 공부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단순 명쾌하다. '오디오장이'로서 소비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박 수석연구원은 "LG전자 오디오가 보스나 JBL과 같은 해외 유수 브랜드들을 넘어서는 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