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스튜어드십코드]④재계 "국민연금을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게 만들 제도 개선이 우선..근본적 처방 필요"

이달 말 도입 예정인 스튜어드십 코드가 당초 논의했던 안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에도 불구, 재계는 여전히 큰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정권의 입김에서 전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전까지는 제도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재계는 '부적절한 경영간섭' 등을 우려, 그동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재계 관계자는 16일 "그동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해 재계 의견을 수차례 전달했음에도 불구, 이렇다할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을 일컫는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단체의 한 고위관계자는 "투자기업으로부터 적절한 배당금을 받아 수익을 높여야 하는 국민연금의 입장은 이해한다"며 "그러나 무엇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성장을 지속해야 비로소 연금의 수익률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의 지분을 국민연금만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재계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을 위해선 국민연금을 정부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국민연금이 정권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제도(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정권 입맛에 따라 파급되는 영향력이 엄청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국민의 돈을 국가 정책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스튜어드십코드는 제도적으로 국민연금을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든 이후 논의해야 할 과제인데, 지금 상황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팀장은 "당초 방안보다 후퇴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일단 이 제도가 도입되면 그간 우려됐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며 "근본적인 처방 없이 약간 손 보는 정도로는 정부의 입김을 차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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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의 투자일임을 맡은 운용사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과연 각 기업의 경영을 상세히 파악할 정도로 능력이나 전문인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외부 의결권 전문 업체의 결론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