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차감(火車感)'이라는 말이 돈다. 최근 화재 발생으로 BMW 운전자들이 차에 내렸을 때 느끼는 따가운 시선을 일컫는 말이란다. 수입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쓰이는 '하차감'(차에서 내릴 때 받는 주목)이란 말을 비꼰 단어다.
'화차감'을 만든 근본 원인은 BMW의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결함이다. 2016년부터 이상 신호가 감지됐으나 결함을 찾고, 대응하는데 너무 늦었다. 그로 인한 심리적·금전적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감당하고 있다.
피해자인 BMW 차주들은 정부가 '화차감'를 키웠다고 한다. 한 리콜 대상 BMW 차주는 "BMW가 잘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정부의 운행정지 명령 등은 형평성에서 어긋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기준 운행정지 대상이 된 차량은 4000여대뿐이고, 이 중 2800대가 안전진단을 예약했다. 운행정지 명령이 안전진단을 앞당긴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조치가 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그 과정이 불분명했다. 초기 국토부는 현행법상 운행정지 근거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낙연 국무총리가 질책하자 운행정지 명령 카드를 꺼냈다. 여론에 떠밀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기준도 불분명하다. 국토부가 내세운 근거는 '국민의 안전',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BMW의 리콜대상 차량은 전체 승용차 등록 대수의 0.5%이고, 아직 EGR 결함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거나 다른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는 보고는 없다.
결국 형평성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다른 제조사의 화재 위험성도 알려달라는 글이 올라온다. 올 초 화재 발생 위험으로 리콜 대상에 오른 차량만 100만대가 넘는다.
정부가 운행정지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때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불분명한 기준으로 결정한 운행정지는 선례로 남아 오히려 국토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