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 수성 '新인재' 키운다…반도체학과 첫 신입생 받은 연고대

반도체 강국 수성 '新인재' 키운다…반도체학과 첫 신입생 받은 연고대

오문영 기자
2021.03.29 14:56

[MT리포트]'인력난' 韓 반도체, 新 인재가 온다①

[편집자주] 한국 반도체 업계의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학부 과정에 개설된 연세대, 고려대 반도체학과가 올해 첫 신입생을 받고 교육에 들어갔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온 한국 반도체 산업의 인력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일선 대학과 함께 신설한 학부과정 반도체학과가 이달 초 첫 신입생을 받고 교육에 들어갔다. '인재난'에 시름하고 있는 세계 최강 한국 반도체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 수성을 위해 던진 반전 카드다. 이번 맞춤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 가동을 계기로 '석, 박사급' 인력 등 전반적인 반도체 인재 육성 인프라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첫 신입생 받은 연고대…고질적인 '반도체 인력 부족' 해소 발판

29일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에는 이달 각각 50명·30명의 신입생이 처음으로 들어왔다. 학생들은 학부 4년 동안 반도체 산업 영역을 아우르는 융합 이론 교육과 함께 각 기업이 마련한 인턴십·현장 견학 등 실무 교육을 받는다.

두 학과는 반도체 기술의 고도화에 따른 성장성에 대한 우려, 정부의 인재 육성 지원 약화 등으로 고급 인재들의 유입이 줄어들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 대학과 힘을 합쳐 개설했다. 맞춤형 교육을 전제로 기업과의 '채용 연계' 계약을 통해 인재가 유입될 수 있는 통로를 개척했다는 의미가 있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학생 가운데 장학생으로 선발된 이들은 삼성 연구원 개발직 입사를 보장 받는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학생들은 졸업 이후 본인 희망 부서 협의를 거쳐 SK하이닉스에 취업한다. 기존에도 몇몇 대학에 반도체학과가 있지만 기업들이 대학과 손잡고 효율적인 인재 육성 채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호황기에도 인재난에 시달리고 있는 고질적인 반도체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을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은 반도체 산업은 최근 2~3년 동안 지각변동이 한창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176단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갔고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도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최근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각국 정부는 반도체 자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이뤄진 미국의 행보는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미국은 인텔을 앞세워 반도체 패권 확보에 나섰다. 인텔은 최근 200달러(22조6000억원)을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2곳을 짓겠다는 깜짝 발표를 냈다. 인텔과 TSMC을 중심으로 결합되는 미국과 대만의 동맹으로 국내 기업은 협공을 당하는 모양새다.

"인재 없이 반도체 산업 미래 없다" "석, 박사 인력 육성 방안도 마련돼야"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의 성패는 결국 고급 인재 양성에 달렸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 반도체 업계가 이룬 성과도 뛰어난 인재들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광만 제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국내 반도체 산업이 호재를 누릴 수 있는 것은 20~30년 전의 노력 때문"이라며 "인재 양성을 등한시하면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차분히 준비해야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가 올해부터 처음으로 신입생을 받기 시작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고려대 반도체공학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지켜내고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기업이 학계와 함께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대학교도 제주반도체와 맞춤형 교육을 15년째 실시해오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반도체 산업에 관심을 갖게되고 교육 효과도 높다. 입사 이후 진행되는 긴 기간의 전문분야 교육을 단축시킬 수 있어서 좋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마련된 학부 교육의 기회를 대학원으로 연계해 고급 인재를 키워내는 교두보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석·박사 연계를 '선택사항'으로 두고 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취업 연계를 통해 젊은 학생들이 반도체 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은 좋은 변화"라면서도 "반도체 기업에서 연구를 주도하는 것은 석·박사 인력"이라 말했다. 이어 "향후 학부 교육이 대학원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기 요인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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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문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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