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누리호가 남긴 유산과 숙제②
누리호 체계 조립 총괄 이창한 KAI 우주사업실장 인터뷰

"누리호 5호기 발사까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산업체가 공동으로 발사운영에 참여하지만, 6호기부턴 발사체 고도화 사업으로 산업체가 발사체 총조립·시험·발사운영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위성 개발부터 발사 서비스까지 패키지화한다면 글로벌 우주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 위성 수출 가능성을 더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이창한 KAI 우주사업실장)
국내 대표 우주기업인 KAI(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누리호 체계 조립을 총괄한 이창한 우주사업실장은 누리호 2차 발사 이후 기대하는 점에 대해 '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꼽았다.
누리호 2차 발사를 앞두고 전 국민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KAI 등 국내 우주업체들은 '누리호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뉴스페이스(민간 중심의 우주산업) 시대를 주도할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이다.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으로부터 누리호 개발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생태계를 육성시키고 강화하는 사업이다. 누리호 후속개발과 4회 반복발사(4기 발사, 3기 양산)로 발사 신뢰성을 높인다. 정부는 올해 1727억원 규모로 고도화사업을 시작하고 2027년까지 6873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누리호 2차 발사 이후 사업 입찰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누리호 체계종합 담당이자 국내 유일의 중대형 위성 제작업체인 KAI는 민간 기술 이전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이 실장은 "누리호 4호기는 KAI 주관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탑재돼 발사된다"며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선정되면 4호기의 경우 KAI가 개발한 위성을 KAI가 만든 발사체로 우리 영토에서 발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KAI가 위성 개발과 발사 서비스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갖추면 위성 수출 경쟁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KAI는 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위한 역량도 충분히 키웠다. 이 실장은 "KAI는 누리호 개발모델(EM), 인증모델(QM), 비행모델(FM)에 대한 체계총조립 수행을 통해 발사체 체계종합 인프라 운영에 대한 경험을 갖췄다"며 "누리호 1단 추진제탱크 개발 관련 생산설계와 공정개발 등 발사체 개발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KAI는 항공기 체계종합업체로서 우주발사체의 체계와 유사한 항공기 체계개발 경험이 있고 체계종합 설계 엔지니어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항공기 양산사업, 협력사 관리 등의 체계종합 경험을 통해 누리호 양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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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AI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 부품을 3D프린팅으로 만드는 등 비용저감을 위한 스마트팩토리를 전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KAI가 가진 스마트 팩토리 인프라는 우주발사체의 산업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누리호 1단 추진제탱크를 만든 경남 사천 종포공장 옆에 항구가 있어 발사대가 있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까지 운반이 용이한 것도 강점이다.
이처럼 민간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췄어도 한국이 뉴스페이스 시대를 이끌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업계에서 새 정부에 가장 바라는 점은 '항공우주청 설립'이다. 이 실장은 "국내엔 우주부문을 총괄하는 전담조직이 없고 각 부처별로 우주부문의 수요를 분담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부처 내 잦은 담당자 변경에 따른 정책의 연속성과 일관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가의 우주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선 모든 부처를 아울러 범국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있는 항공우주청 설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롭게 설립되는 항공우주청은 국가 우주부문의 수요와 정책을 효율적으로 조정·통합하는 역할은 물론, 국가 우주개발의 계획 수립과 예산을 실행할 수 있는 기능도 필요해 보인다"며 "지나친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방식보다 산업체 중심의 우주개발과 일관성 있는 우주정책이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