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韓 찾은 벤틀리 회장, 샤넬 매장부터 찾은 이유?

처음 韓 찾은 벤틀리 회장, 샤넬 매장부터 찾은 이유?

이강준 기자
2023.03.11 07:11

[in&人]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애드리안 홀마크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벤틀리 큐브에서 열린 그랜드 오픈 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3.08.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애드리안 홀마크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벤틀리 큐브에서 열린 그랜드 오픈 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3.08.

애드리안 홀마크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가 한국을 오자마자 찾은 건 누구나 한 번은 들었을 명품 매장들이었다. 쇼핑을 하러 간게 아니라, 벤틀리 잠재 고객의 럭셔리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벤틀리를 포함한 럭셔리카 브랜드, 명품·주얼리 브랜드는 이미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임원진 방한은 물론 관련 협업을 늘리는 추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홀마크 회장은 지난 6일 오전 CEO로서는 최초로 벤틀리모터스 주요 임원진을 대동해 처음 한국을 찾았다. 한국이 벤틀리 판매량 세계 10위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1위로 올라선만큼 국내 시장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벤틀리는 가장 저렴한 모델이 3억원인만큼 잠재 고객의 수는 적다. 그러나 명품 업계는 한국 소비자는 럭셔리(고급스러움)에 대한 기준이 높기 때문에 한 번 특정 브랜드를 선택하면 재구매율이 높아 브랜드 충성도가 남다르다고 평가한다.

자동차계 명품 브랜드인 벤틀리의 회장이 에르메스·샤넬 등 주요 명품 브랜드 매장을 방문 조사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럭셔리카 한국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먼저 '벤틀리를 살만한'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해 잠재고객군을 넓히려는 것. 그간 명품·패션·주얼리 브랜드가 매년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면 타 소비재들도 이를 따랐다.

"한국선 명품·車가 성공의 상징"…中·美 앞선 명품 지출액
명품 브랜드 샤넬 제품의 '가격 인상설'이 도는 가운데 2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고객들이 매장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명품 브랜드 샤넬 제품의 '가격 인상설'이 도는 가운데 2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고객들이 매장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국의 명품 사랑은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났다. 미국 IB(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소비 시장 규모가 168억달러(약 21조원)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 1인당 325달러(약 40만원)로 중국·미국의 1인당 지출액인 55달러, 280달러를 훨씬 웃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명품 수요가 늘고 있는 요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했다. 하나는 2021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순자산가치 증가, 또 하나는 사회적 신분의 상승, 과시욕이었다.

국내 시장에서 자동차는 자신의 경제적 규모, 사회적 신분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소비재다. 지난해 11월 방한한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도 한국 시장의 판매량 급증의 원인을 이같은 한국 소비자의 특성 때문이라고 꼽았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벤틀리 큐브에서 열린 그랜드 오픈 행사에 벤틀리 뮬리너 바투르가 전시되어 있다. 2023.03.08.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벤틀리 큐브에서 열린 그랜드 오픈 행사에 벤틀리 뮬리너 바투르가 전시되어 있다. 2023.03.08.

명품 시장과 함께 초고가 럭셔리카 브랜드 판매량도 늘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틀리는 국내에 지난해 775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53.2%가 성장했다. 롤스로이스는 234대를 판매해 같은 기간 일본(240대) 수준까지 올라섰다. 포르쉐는 국내에서 2017년 2789대 팔렸는데 지난해엔 3배가 넘는 8963대가 팔렸다. 람보르기니 판매량은 2017년 24대에서 지난해 403대로 늘었다.

니코 쿨만 벤틀리모터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은 "한국에서 럭셔리 시장은 굉장히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벤틀리 뿐만 아니라 타 럭셔리 브랜드도 한국에서 실적이 좋았다. 럭셔리 시장 자체가 성장했다"고 말했다.

럭셔리카 신규 고객 유치戰…롤스로이스 CEO도 이달 방한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애드리안 홀마크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벤틀리 큐브에서 열린 그랜드 오픈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03.08.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애드리안 홀마크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벤틀리 큐브에서 열린 그랜드 오픈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03.08.

한국의 럭셔리카 시장이 성장한 건 벤틀리에겐 오히려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롤스로이스, 애스턴마틴,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등 한국에 진출한 럭셔리 브랜드가 이미 즐비하다. 충성심이 높은 한국 소비자 특성상 신규 고객 유치 경쟁이 유독 치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 CEO도 이달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벤틀리는 신규 고객 유치전에서 자사가 선전하고 있다고 봤다. 크리스티안 슐릭 벤틀리모터스코리아 한국시장 총괄 상무는 "지난해 벤틀리를 구매한 고객 대부분이 신규 고객이었다"며 "신규 고객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브랜드의 방향성이 제대로 가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고 답했다.

벤틀리는 한국 시장이 중요한만큼 세계 최초로 플래그십 전시장 벤틀리 큐브를 서울 청담동에 개관했다. 향후 전 세계 벤틀리 전시장은 서울 전시장의 디자인 콘셉트를 따라갈 전망이다. 올해 한국 시장에 아주르(Azure)와 S(에스) 제품군도 출시해 소비자 선택지도 늘린다.

국내 기업과 협업도 시사했다. 홀마크 회장은 "한국 자동차 제조사와 협업할 계획은 없지만 기술 업체들과 협력할 마음이 있다'며 "다시 연말이 되기 전에 한국으로 돌아와 기술협력에 집중해 출장 일정을 소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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