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다음은 우리?"…韓美회담 숨죽인 채 바라보는 철강

"석유화학 다음은 우리?"…韓美회담 숨죽인 채 바라보는 철강

최경민 기자
2025.08.25 16:46
철강 업계의 악재와 호재/그래픽=임종철
철강 업계의 악재와 호재/그래픽=임종철

'내우외환'에 직면한 철강 업계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운 '50% 관세' 장벽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이라는 판단에서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되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의 테이블에는 철강 문제가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오를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수입 철강 제품에 25%의 품목관세를 부과했고, 6월부터는 관세율을 50%로 인상했다. 대미 철강 수출은 올 상반기 전년비 4.3% 줄어든 것에 이어, 지난 7월에는 25.9%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철강 업계에서는 "전례없는 일로, 버티기 힘든 수준"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철강제품 수출 1위 국가가 미국(13.1%, 43억4700만 달러)이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만큼,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과 관련한 전향적인 메시지가 나오기를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는 연간 263만톤의 무관세 쿼터를 우리 정부가 확보했던 적이 있다.

국내 재계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측면지원에 나선 상태다. 특히 현대제철을 계열사로 둔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이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활약 중이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총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중 58억 달러가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건설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여기에는 포스코 역시 지분 투자 등으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지난달 미국과 관세 협상을 최종 타결했고, 상호관세와 일부 품목관세를 낮추는 것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완고한 태도를 볼 때 철강 관세 인하 혹은 예외 적용을 위해선 또 다른 '선물 보따리'가 필요해 보인다"며 "철강 업계의 경우 50% 관세를 상수로 두고 향후 대응책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제철소 2고로 출선장면
포항제철소 2고로 출선장면

철강 업계 입장에선 △국내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중국발 과잉공급 △미국의 50% 관세라는 겹겹이 쌓인 악재를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전년비 46.2%, 동국제강은 63.3% 줄었다. 포스코 철강 부문의 경우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비 22.7% 늘어난 6100억원을 기록했지만, 분기별로 1조원 이상을 벌던 때를 생각하면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선제적인 변화 없이는 도태될 수 있다는 무거운 분위기가 업계 전반에 흐른다. 석유화학처럼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그룹 차원에서 총 56건의 구조개편을 단행했고, 1조원 수준의 현금을 창출했다. 하반기에도 1조원 규모의 추가 개편을 추진키로 했다. 현대제철은 굴삭기 부품인 무한궤도를 주력 생산하는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이고, 동국제강은 지난 7월22일부터 8월15일까지 인천공장 철근 생산을 멈추는 초강수를 뒀다.

반전 계기 마련 여부가 관건이다. 정부는 중국산 후판(27.91~38.02%), 중국산 열연(28.16~33.1%), 일본산 열연(31.58~33.57%)의 반덤핑 관세를 잠정 부과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는 미래 기술 개발과 투자에 대한 보조금·융자·세금 감면·생산비용 지원 등을 명문화하는 'K-스틸법'이 추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철강 생산 조정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미국에서 철강 가격이 올라 관세 효과가 어느 정도 상쇄될 것으로 기대되는 측면 역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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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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