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설 활성화에 미리 대비해야…믹서트럭 증차 필요"

"내년 건설 활성화에 미리 대비해야…믹서트럭 증차 필요"

유예림 기자
2025.08.26 16:10

[MT리포트]레미콘 규제의 역설③믹서트럭 증차에 대한 전문가 제언

[편집자주] 국내 레미콘 믹서트럭 시장의 시계는 16년째 멈춰있다. 레미콘 운송 사업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2009년 이후 '증차'는 없었다. 경쟁이 사라진 탓에 이 시장의 가격기능 등은 왜곡된지 오래다. 건설비 등 상승으로 분양가는 오르고 국민 후생은 줄었다. 머니투데이가 레미콘 믹서트럭의 규제가 가져온 국민경제 손실을 들여다봤다.
믹서트럭 증차에 대한 업계·전문가 의견/그래픽=김지영
믹서트럭 증차에 대한 업계·전문가 의견/그래픽=김지영

정부가 '콘크리트(레미콘, Ready-Mixed Concrete) 믹서트럭' 증차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건설기계 수급조절 제도의 방향성으로 △지자체 중심의 수급조절 관리 △일괄 규제가 아닌 시장 자율 존중 △업계를 위한 지원책 마련 등을 꼽았다.

박선규 목원대 건축학부 교수 겸 한국건축시공학회 부회장은 26일 머니투데이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제도 개선을 위해선 레미콘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라며 "레미콘은 일반 가전제품과 달리 운송이 어려운 제품"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레미콘은 생산 후 90분 이내 타설해야 하는 원칙을 고려하지 않아 업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데, 이런 부분을 정부에서 신경을 써야한다"며 "90분을 못 지키면 공사가 밀리고 중장기적으론 건설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앙정부에서 일괄적으로 규제하는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박 교수는 "지역의 건설경기 흐름과 사정, 교통 상황, 산업구조 등을 반영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중앙 정부가 전국 믹서트럭 몇 대, 이런 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닌 지자체의 주도로 1시간 범위에서 운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레미콘 공장에 일부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서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레미콘·시멘트 등 후방 산업이 휘청이고 있다. 대표적인 내수 산업인 시멘트는 수요가 줄면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레미콘 공장 가동률은 역대 최저인 17%로 내려앉았다. 2025.03.26/사진=추상철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레미콘 공장에 일부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서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레미콘·시멘트 등 후방 산업이 휘청이고 있다. 대표적인 내수 산업인 시멘트는 수요가 줄면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레미콘 공장 가동률은 역대 최저인 17%로 내려앉았다. 2025.03.26/사진=추상철

업계에선 정부가 내년부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하고 수도권 지역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예정된 만큼 현시점에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내 레미콘업체 관계자는 "이번에도 증차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건설경기가 회복됐을 때 레미콘 운반사업자들은 이전처럼 건설경기 회복을 또 핑계 삼아 가격 인상을 강행할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믹서트럭을 수급조절 대상에서 제외하고 시장이 자율적으로 수요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한 체계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믹서트럭 증차는 고용 확대 효과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믹서트럭은 60대 이상 운전자가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며 "신규 등록을 허용하면 청년, 중장년층의 신규 고용이 촉진되고 운송업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다. 나아가 레미콘 제조, 정비, 차량 생산 등 연관 산업에서도 간접 일자리가 늘어나 고용 파급효과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와 함께 16년째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현 제도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한 레미콘업계 전문가는 "건설경기가 안 좋으니 '운용의 묘'를 살려 시장에 맡기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6년간 정부에선 제도 검증이나 보완을 하지 않았다. 업계에 대한 지원도 부족하다"며 "레미콘업계, 운반사업자 양쪽에 귀 기울여서 증권시장에 있는 사이드카와 같은 보험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급 불균형과 운반비 인상 등은 레미콘업계의 부담으로도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유진, 삼표, 아주, 정선 등 주요 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들은 레미콘 차량 구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한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업체 963개 중 97.2%에 해당하는 936개가 중소기업이다. 이중 72.6%(680개)는 소기업·소상공인이다. 이 전문가는 "운반비 인상 등에 대응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며 "자금력이 없는 소기업, 소상공인들은 공장 문을 닫아야 하지만 업체를 위한 지원과 제도 보완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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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업2부 유예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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