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관세대응 핵심은 수요창출"
미국 현지 생산 비중, 40%에서 2030년까지 80%로

"관세가 높아졌다고 포기하고 걱정만 하면 비즈니스 전체를 잃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트럼프 관세 후폭풍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가격 경쟁력이 위협받는 가운데 현대차가 역발상 전략을 택했다. 관세 충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않고 출혈을 감수하되 원가 절감과 판매 확대를 통해 미국 점유율 확대에 더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성전이 아닌 공성전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된 '2025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 직후 뉴욕 특파원 대상 간담회에서 "단지 관세 때문에 판매가격을 인상할 수는 없다"며 "가격은 수요, 공급과 연관돼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 균형을 최적화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4월 이후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가 물리며 6개월 동안 관세폭풍을 함께 맞았지만 일본이 무역합의 후속 조치를 마치면서 한국은 25%, 일본은 15%로 관세율 차이가 10%포인트 벌어졌다. 미국 내 자동차 판매 가격을 높이지 않는 한 현대차는 마진(이윤) 압박이 크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소비자가 외면할 수 있다. 한마디로 진퇴양난이다.
현대차는 이미 올해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치를 기존 7~8%에서 6~7%로 1%포인트 낮췄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 4월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재고를 미리 확보해 올해 실제 영향을 받는 건 6~7개월이지만 내년에는 영향권에 들어가는 기간이 늘어날 수 있어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가 절감과 효율화로 대응하겠지만 상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뇨스 사장은 "관세 대응의 핵심은 최대한 수요를 창출할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지금 가격을 올리면 시장에서 실기(失期)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판매 확대와 수요 관리로 관세 충격을 감내하면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자동차와의 관세 격차에 대해서도 무뇨스 사장은 "일본이 낮은 관세로 우위에 있지만 포기할 순 없고 더 좋은 제품·기술·품질·공급망을 구축하고 매출을 높이는 게 해답"이라며 "정부간 협의가 잘 이뤄져 우리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도 중장기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무뇨스 사장은 "매년 여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면서 새 기능을 탑재하고 가격을 올리는 게 현대차의 사이클"이라며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 후 가격을 올릴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품질을 끌어올린 대가로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제값'을 받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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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현재 40%에서 2030년까지 80%로 높일 계획이다. 글로벌 생산은 2030년 555만대까지 늘린다. 무뇨스 사장은 한국 생산 비중 축소 우려에 대해서도 "한국에서 생산하지 않던 신규 모델을 해외에서 현지화하는 것이지 기존 한국 생산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며 "울산공장 생산 능력도 20만대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SUV, 픽업트럭 등 신규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무뇨스 사장은 "경험이 없는 부문에 도전하는 것은 리스크가 아니라 새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라며 "현대차는 제조·엔지니어링·운영 역량이 탄탄하기 때문에 픽업트럭 같은 신규 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 이미 전기차 부문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내고 있고 북미에선 테슬라와 비교해도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