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2027년까지 공급부족… AI 확산에 응용처 확대
일반메모리 수요도 견인… 장기·선주문 계약구조 변화
"최첨단 생산인프라 등 투자확대… 고객대응 준비할 것"
AI(인공지능) 확산이 반도체시장의 판을 바꿨다.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이은 D램, 낸드 수요증가와 계약구조 변화로 이전과 다른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내년 물량을 '완판'(완전판매)한 SK하이닉스는 HBM 중심의 장기공급계약과 선단공정 전환, 신규팹 조기가동으로 대응에 나선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재무담당 부사장은 29일 열린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발표에서 "메모리시장은 HBM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전제품으로 AI 수요가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메모리시장은 HBM뿐만 아니라 일반 D램과 낸드에서도 부족현상이 나타나며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마케팅담당(부사장)은 "이번 사이클은 2017~2018년의 슈퍼사이클과는 양상이 다르다"며 "현재의 수요는 AI 패러다임 전환에 힘입어 훨씬 폭넓은 응용처에 기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추론서비스 증가는 AI 서버뿐만 아니라 일반 서버시장까지 자극한다. 서버용 D램이 일반 D램 수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김규현 부사장은 "공급 측면에서 HBM 생산비중이 높아지면서 전체 D램 생산증가를 구조적으로 제약할 것"이라며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장기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급이 단시일에 수요를 따라잡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슈퍼사이클의 핵심은 HBM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 내년 HBM 공급계약을 확정했다. 2023년부터 이어진 'HBM 솔드아웃(매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공급가격이 결정됐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세일즈마케팅담당(부사장)은 "HBM은 2027년에도 수급이 타이트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HBM 수요는 앞으로 5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오픈AI와 대규모 D램 공급을 위한 LOI(협력의향서)를 체결한 것도 AI 메모리 확보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시장거래 구조도 변화한다. 과거 단기·스폿거래 중심이던 메모리시장은 HBM 등장 이후 장기계약, 선주문 구조로 전환 중이다. HBM 수요가 강해 연간 단위의 장기계약으로 고객 수요를 확보 중이다. 메모리 생산업체 입장에선 시장예측 가능성과 사업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 최근에는 일반 메모리까지도 고객들이 장기공급계약을 하거나 내년 물량에 대한 선구매 주문서(PO)를 발행하며 공급부족에 대응한다. 김규현 부사장은 "고객의 수요강도와 캐파(생산능력)를 감안하면 내년도에는 HBM뿐 아니라 D램·낸드 캐파 모두 사실상 솔드아웃 상태"라고 말했다. 일반 D램의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도 HBM 수준까지 올라왔다.
SK하이닉스는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 투자를 이어간다. 청주의 M15X는 최근 장비반입에 들어갔다. HBM 공급확대에 활용될 예정이다. 올해부터 건설을 본격화한 용인 팹1기도 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추진한다. 김우현 부사장은 "M15X와 용인 팹으로 이어지는 최첨단 생산 인프라 구축을 통해 생산공간과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앞으로 증가하는 AI 메모리 수요의 성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