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처럼 한일도 여권 없이 여행?...양국 기업인들 경제연대 '강화' 한목소리

EU처럼 한일도 여권 없이 여행?...양국 기업인들 경제연대 '강화' 한목소리

제주=박종진 기자
2025.12.08 12:41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개최…AI·반도체·에너지 분야 협력 필요성 더 커져

제14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박상준 와세다대 교수와 야마사키 시로 내각관방 참여 등이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준 와세다대 교수,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교수, 야마사키 시로 내각관방 참여, 이주인 아쓰시 일본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원, 유혁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 대표./사진제공=대한상의
제14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박상준 와세다대 교수와 야마사키 시로 내각관방 참여 등이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준 와세다대 교수,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교수, 야마사키 시로 내각관방 참여, 이주인 아쓰시 일본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원, 유혁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 대표./사진제공=대한상의

"반도체산업이 미국·중국의 패권경쟁 수단이 되면서 일본과 협력이 훨씬 더 부각된다"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수소생태계를 한국과 일본이 함께 개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저출산 대책은 양국 기업의 중요한 경영과제다" (기타자와 도시후미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 상담역)

'한일 경제연대' 강화를 위한 기업인들의 제언이 쏟아졌다. AI(인공지능)·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은 가운데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마저 증폭되는 시점에서 양국이 경쟁을 넘어 상호보완적 관계로 공동의 미래 이익을 꾸려가야한다는 목소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함께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한일 경제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일 경제연대' 구상을 설파해온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에너지를 구매하거나 저출생·고령화 대응을 위해 의료 시스템을 공유함으로써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EU(유럽연합)의 '솅겐 조약'처럼 여권 없는 왕래를 통해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가는 관광 프로그램이 없다"며 "관광상품을 해외에 만들어서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방문하는 외국인이 많아지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취재진에게 "대한상의 같은 데서 공동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장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만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AI 반도체 등의 협업에 대해서도 "손 회장하고는 매번 만난다. 만나는 상황은 언제든지 있고 안 되면 전화라도 하면 되는 것"이라며 끈끈한 협력관계를 나타냈다.

이날 특별대담에서는 양국 협력의 틀을 경제연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비전이 논의됐다. 대담은 박상준 와세다대 교수가 사회를 맡아 미래산업 전환, 산업·통상구조 재편 등의 이슈를 짚어나갔고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교수, 유혁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 대표, 야마사키 시로 내각관방 참여, 이주인 아쓰시 일본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제14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제14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전문가들은 산업·통상구조 재편 속에서 한일 양국이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룰 테이커(Rule Taker)에서 룰 세터(Rule Setter)로의 전환'을 제안하며 '한일 경제연대'를 통해 양국이 공동시장으로서 외연을 확대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AI·반도체 분야에서는 피지컬 AI(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AI시스템) 협력과 공동 멀티모달 AI(인간처럼 오디오, 비디오, 텍스트 등을 동시에 처리하는 AI) 플랫폼 구축 등 양국의 상호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협력 필요성이 제안됐다.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단일 국가의 한계를 넘어 한일 공동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양한 기업인들의 의견도 제시됐다.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은 대담에서 제기된 '후지산형(특정 산업 등에 자원을 집중하는 일극형)에서 야츠카타케형(다양한 산업이 고루 발전하는 다극형)으로 경제구조가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 뒤 "소재·부품·장비에서는 일본의 보완적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해지고 저희 회사는 요코하마와 오사카에 연구개발 연구소를 신설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이 국가간 경제안보의 핵심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한일 양국의 경제단체에서 개별기업이 하기 어려운 협력을 진행해달라고 건의했다.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은 AI와 수소산업에서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부사장은 "산업 전체를 AI화하는데 공유해야할 면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또 한국과 일본은 화석연료시대에 압도적 수입국가였는데 앞으로는 그린수소 중심으로 발전시켜 국내생산을 확보해야한다. 수전해기술이라든지 수소 부품생태계 등을 잘 갖춰나가야 한다"고 했다.

기타자와 도시후미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 상담역은 기술뿐만 아니라 제도적인 측면의 협력 중요성도 강조하며 양국 경제단체 간에 저출생 대책 교류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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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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