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1,732,000원 ▲54,000 +3.22%)과 MBK파트너스(사모펀드·이하 MBK)·영풍간 '주주총회 신경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MBK·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추가 유상증자를 활용한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견제하면서, 이사회 구성을 둘러싼 수싸움에 들어갔다.
MBK·영풍(60,300원 ▲1,000 +1.69%)은 12일 오는 3월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명문화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해 상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기업 정관에 직접 반영하자는 취지다. 특히 신주발행 시 이사회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관에 명시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MBK·영풍측은 "신주발행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측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MBK·영풍 지분을 희석시키며 영향력을 극대화했던 것을 염두에 둔 제안으로 분석된다. 앞서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건설을 위해 미국 정부와 합작법인 '크루서블JV(조인트벤처)'를 설립한 뒤 해당 법인을 대상으로 2조8500억원(지분율 10.59%)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주 발행으로 MBK·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약 45%에서 약 41%로 하락했고, 최윤범 회장 측은 크루서블 JV까지 합쳐 약 39%까지 지분율을 키웠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크루서블 JV 같은 유상증자가 필요할 때 MBK·영풍 측에서 배임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MBK·영풍은 또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수와 동일한 6명을 선임하자고도 했다. 그러면서 최연석 MBK 파트너 등 6명을 이사로 추천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9명으로 이 가운데 최 회장 측 인사가 15명(직무정지 상태 4인 포함), MBK·영풍 측 인사가 4명이다.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총 6명으로 이 중 5명은 최 회장 측, 1명은 MBK·영풍 측 인사다. 집중투표제로 이사를 선출해 양측이 3명씩 가져갈 경우 최 회장 측 이사는 13명으로 줄고, MBK·영풍 측 이사는 6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일단 고려아연 측은 이사 6명을 이번에 다 뽑을 필요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아울러 MBK·영풍은 △상법상 '집행임원제'의 전면 도입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는 10대 1 액면분할 △3924억원 규모의 임의적립금을 배당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 △명예회장(최윤범 회장 측 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 에게 현직 회장과 동일한 최고 지급률을 적용하도록 한 퇴직금 규정 개정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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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은 고려아연측에 오는 20일까지 안건별 수용 여부를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MBK·영풍 관계자는 "상장회사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질서와 원칙을 회복하자는 요구"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총에서 주주들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