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앞둔 대한항공 '함께하는 여정' 시작…구심점은 'KE Way'

통합 앞둔 대한항공 '함께하는 여정' 시작…구심점은 'KE Way'

유선일 기자
2026.02.27 16:09
지난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진행한 대한항공 '패밀리데이(Family Day)' 현장/사진=대한항공
지난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진행한 대한항공 '패밀리데이(Family Day)' 현장/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두고 신뢰·소통 기반의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조직문화 철학으로 '함께하는 여정(Journey Together)'을 강조하고 있다. 작년 3월 신규 기업 가치 체계인 'KE Way'를 선포하고, 사람 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고객·임직원·협력파트너를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관계를 핵심 목표로 제시한 것이 출발점이다.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두고 'KE Way'를 기반으로 양사 임직원 간 이질감 해소와 화합 도모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통합 설문 및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소통 창구를 활용해 제도가 규정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로 작동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KE Way' 구심점으로 조직문화 쇄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1월 14일부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서 함께 운항을 시작했다./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1월 14일부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서 함께 운항을 시작했다./사진=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조직문화 융합을 거듭 강조했다. 조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올해는 통합을 위한 준비가 아닌, 사실상 통합과 동일한 수준으로 만들어 적응하는 기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신규 기업 가치 체계 'KE Way'를 새로운 조직문화의 구심점으로 삼고 공동의 목표 의식 전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KE Way는 기업의 존재이유(Purpose)부터 비전과 미션, 핵심가치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를 바탕으로 직원의 일하는 방식을 담은 행동약속 'KE CoC(Code of Conduct)'를 수립하고 내부 교육, 소통 프로그램과 정기협의체 등을 운영하며 조직문화 쇄신을 위해 힘쓰고 있다.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조직문화 융합을 위한 기반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가 바로 아시아나항공과의 '코로케이션(Co-location)'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인재개발원을 시작으로 정비본부, 항공보건의료센터, 종합통제본부, 정비훈련원, 해외운항지원센터, 항공안전전략실, 홍보실 등 일부 부서에서 양사 간 사전 업무공간 통합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도 사실상 통합체제로 전환을 앞당기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1월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이전 시점에 맞춰 '통합 비행 준비실'을 오픈했다. 이 공간에 양사 승무원이 함께 출근해 비행 준비를 하고 휴게시설을 공유한다. 다만 운항 편성·노선 특성 등을 설명하는 브리핑은 각 사 룸에서 따로 진행한다. 각자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한다는 점에서 통합 항공사 출범과 조직문화 융합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 과정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유대 강화'
지난해 8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이 목소리 기부 행사 'KE-OZ STUDIO'에 참여했다./사진=대한항공
지난해 8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이 목소리 기부 행사 'KE-OZ STUDIO'에 참여했다./사진=대한항공

양사 직원 간 유대를 강화하는 합동 행사도 활발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 노동조합 창립 61주년 기념 '한마음 페스타'에 양사 임직원·가족 4000여명이 함께해 노사 상생과 화합의 문화를 공고히 하는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5월엔 가정의 달을 맞아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를 개방해 '패밀리데이(Family Day)'를 열고 양사 임직원·가족 1만7700여명을 초청했다. 올해 패밀리데이도 대한항공 본사와 부산테크센터에서 양사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양사 직원의 결속과 협력을 강화하는 교류 기회를 꾸준히 늘려간다. 올해 1월 양사 임직원 자녀 초청 안전체험 행사를 운영하며 가족 간 정서적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직원 부모님을 본사로 초청해 회사에 대한 신뢰감과 친밀감을 높이는 행사도 올해부터 양사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하는 다양한 합동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5월 양사 신입·인솔 직원 260여명과 함께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한 숲 조성 사업에 참여했다. 아울러 임직원 목소리로 오디오북을 제작해 기부한 'KE-OZ STUDIO', 농촌 일손 돕기 프로그램 '1사1촌', 업사이클링 물품 제작 및 기부, 사회적 소외계층 대상 나눔 활동 등 다방면에서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따뜻한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양사 화합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도 집중하고 있다. 각 조직 리더가 주재해 조직의 방향성과 주요 현안을 공유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올핸즈 미팅(All Hands Meeting)'이 대표적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7명의 리더가 총 101차례 올핸즈 미팅을 진행했다.

"내부 목소리, 적극적으로 듣는다"

대한항공은 최근 내부 소통을 통한 조직문화 진단에 나섰다. 통합 항공사 출범이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가감 없이 청취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설문 결과를 올해 1월 내부에 공개한 것. 지난해 11월 12일부터 2주간 실시한 해당 설문은 양사 임직원의 절반이 넘는 1만5930명(대한항공 1만885명, 아시아나항공 5045명)이 참여해 57.7% 응답률을 기록했다.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인 양사 통합에 대한 긍정 응답률은 57.4%로 나타났다. 통합 필요성, 변화 적응 의지, 통합사의 장기적 성공에 대한 확신 등 전반적인 준비 수준은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통합 과정에서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소통의 투명성'과 '정보의 적시 공유'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설문 결과는 우리가 함께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소중한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임직원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통합의 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내부 소통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첫 행보가 사내 익명 게시판 '소통광장' 개편이다. 소통광장은 2015년 사내 통신망에 개설된 이래 소재와 형식을 불문하고 임직원의 각종 문의나 제언, 요청 등을 익명으로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도록 만든 게시판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소통광장에 등록된 게시글은 총 1126개다.

올해 2월부터는 소통광장이 신속하게 '담당자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소통광장에 게시된 임직원 문의글에 담당 부서와 담당자가 빠르고 명확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해 쌍방향 소통을 강화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향후 회사와 관련한 임직원의 다양한 이슈를 내부로 수렴해 건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런 시스템을 토대로 대한항공은 건강한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임직원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할 계획이다. 임직원 간 이해를 높이고 원활한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구성원 의견 수렴, 업무 방식 표준화, 워크숍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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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등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 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2022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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