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사들 중심으로 재활용 사업 확대…원가 절감·공급망 독립

2030년쯤 폐배터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기술 확보가 업계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도 배터리 리사이클링 연구를 지속하며 미래 시장을 선점한단 계획이다.
15일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약 5년 뒤부터 폐배터리가 대량으로 방출될 전망이다. 지난해 약 25억 달러 규모였던 폐배터리 시장은 2040년까지 7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도 2030년 전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411만대, 수명이 다한 배터리 양은 338GWh(기가와트시)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2030년까지 배터리 원료의 30~40%를 리사이클로 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11~13일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6'에서도 각 회사들이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소재사들을 중심으로 다들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1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며 관련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포스코그룹은 GS에너지 등과 배터리 리사이클링 합작사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3년 전남 광양시에 공장을 준공했으며 연간 평균 블랙매스 1만2000톤을 처리하고 있다. 블랙매스는 폐배터리를 파쇄해 선별 채취한 검은색 분말이다. 세부적으로는 니켈 2700톤, 코발트 800톤, 망간 800톤, 탄산리튬 2500톤 등을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온환원기술을 이용해 블랙 알로이라는 중간물질로 전환한 후 핵심금속과 흑연을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재활용 기술도 개발했다. 블랙매스와 달리 블랙 알로이는 흑연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유가금속 함유량이 블랙매스보다 높고 유해 화학물질은 포함하지 않는다. 현재 블랙 알로이는 데모플랜트 가동 단계에 있다.
에코프로(150,500원 ▼7,500 -4.75%)는 자회사 에코프로씨엔지를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약 3만톤 규모다. 엘앤에프(106,800원 ▼5,000 -4.47%)는 전처리 기술력 기반의 순환 경제를 활성화한단 전략이다. 사용 후 배터리를 회수해 니켈·코발트·망간 등 핵심 원료를 재자원화하고 회수 자원을 재투입해 순환형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국내 배터리 3사도 팔을 걷었다. 삼성SDI(388,000원 ▼12,000 -3%)와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112,600원 ▼9,100 -7.48%)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성일하이텍과 함께 지분 투자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폐배터리 사업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69,000원 ▼15,000 -3.91%)은 중국의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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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원광을 채굴하는 것보다 비용을 최대 50% 줄일 수 있고 탄소 배출도 70% 이상 감소한다. 중국이 장악한 배터리 공급망 리스크도 낮출 수 있어 안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은 2031년부터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비율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리튬 6%, 니켈 6%, 코발트 16% 등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자체 원료 공급망 확보만큼이나 중요한 게 폐배터리 재활용"이라며 "중저가 라인업을 앞세운 중국 기업에 맞서는 전략 역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