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여일 줄다리기 끝…삼성전자 노사, 최악은 피했다

160여일 줄다리기 끝…삼성전자 노사, 최악은 피했다

최지은 기자
2026.05.20 23:42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 일단 해소…오는 22일부터 조합원 찬반 투표 진행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사진=김종택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email protected] /사진=김종택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생산라인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정부의 긴급조정 카드까지 거론됐지만 막판 조정이 성립되며 160여일간 이어진 노사 대치도 일단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276,000원 ▲500 +0.18%) 노사는 지난해 12월11일 '2026년 임금 및 단체교섭' 상견례를 갖고 본격 협상에 돌입했다. 기존 대표교섭노조였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을 비롯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 등 3개 노조가 공동교섭단을 꾸려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다.

같은해 12월16일부터 지난 2월3일까지 총 8차례의 본교섭과 이후 집중교섭까지 이어졌지만 노사 양측은 성과급 산정 기준과 상한 폐지 등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사 간 이견이 이어지며 공동교섭단은 지난 2월20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의 1·2차 조정회의에서도 핵심 쟁점인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대립은 평행선을 달렸다. 당시 사측은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을 연봉의 50%로 유지하되 성과급 산정 기준을 EVA(경제적부가가치) 20%와 영업이익 10% 가운데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공동교섭단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를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 제도화를 요구하며 맞섰다. 결국 중노위는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공동교섭단은 곧바로 '공동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해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3월 진행된 조합원 투표에서는 93.1%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어 4월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5월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는 사측이 먼저 노조에 손을 내밀었다.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공동투쟁본부와 첫 공식 면담에 나서며 교섭 재개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후 실무교섭과 집중교섭이 재개됐지만 노조가 사측의 불성실 교섭을 문제 삼으면서 협상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공동투쟁본부는 예고한 대로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었다. 약 4만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를 재원으로 하는 성과급 제도화를 핵심 요구안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일각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 재가동 등에 100조원 안팎의 직·간접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중노위 중재 아래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다시 마라톤 협상이 이어졌지만 노조 측은 끝내 '공식 결렬'을 선언했다. 국가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했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사장단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며 노조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 17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8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국민의 기본권은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며 김 총리 발언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8일 중노위 2차 사후조정에 돌입하며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노사는 사흘간 밤샘에 가까운 집중 협상을 이어갔지만 일부 핵심 쟁점에서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이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예고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고조되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청에서 직접 중재에 나섰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약 6시간30분간 이어진 막판 협상 끝에 노사는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가결될 경우 총파업은 철회되지만, 부결될 경우 총파업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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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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