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AI로…" 삼성, 신경영 선언 후 33년, 또 한번의 대도약

"뼛속까지 AI로…" 삼성, 신경영 선언 후 33년, 또 한번의 대도약

박종진 기자
2026.06.10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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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네이티브 기업' 선언
전담조직 신설 등 추진
경영진 실습형교육 진행

삼성그룹이 'AI(인공지능) 대전환'을 선언한 것은 위기의식의 발로다. 그간 반도체부문의 천문학적 이익으로 가려졌지만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와 경쟁격화에 따른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나마 AI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접어든 반도체 덕에 내외부 투자여력을 갖춘 이때가 혁신과 도약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밑바탕이자 중심은 AI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연초 '신년 임원 세미나'에서 이건희 선대회장의 '샌드위치론'까지 소환하며 고삐를 조였다. 소프트웨어적 능력은 미국에 뒤지고 하드웨어적 기반은 중국에 따라잡혔다면서다. 특히 AI 영역에서는 "우리나라는 원천기술이 없고 남들이 만든 AI를 가져다가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수준"이라며 자만할 때가 아니라고 다그쳤다.

삼성 내에서 이번 선언을 'AI 네이티브(Native) 기업'을 목표로 뼛속까지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꼭 33년 전인 1993년 6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던 선대회장의 프랑크푸르트선언이 당시 디지털 전환시대의 거대 흐름 속에서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끌어올렸다면 이제는 AI 전환으로 또 한 차원의 진화를 이루겠다는 각오인 셈이다.

삼성은 관계사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AI(인공지능) 대전환'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삼성 관계사 임원들이 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AI 집중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
삼성은 관계사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AI(인공지능) 대전환'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삼성 관계사 임원들이 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AI 집중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

변화의 폭도 크다. 이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R&D(연구·개발)부터 생산·마케팅·지원 등 모든 업무 밸류체인에 AI를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그야말로 전사적인 AI 전환이 이뤄진다. AI를 단지 새로운 기술이나 업무개선의 수단 정도가 아닌 경영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발하는 혁신의 기법으로 삼아 새로운 성장 모멘텀(상승동력) 발굴의 시발점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 관계자는 "CEO(최고경영자)가 강력하게 8대 업무(개발·구매·제조·물류·마케팅·판매·서비스·경영지원) 프로세스에 AI를 적용해 경영혁신을 직접 주도해 나가면서 AX(AI 전환)를 통한 혁신 컴퍼니로의 대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진에 대한 관련 교육내용도 구체적이다. 'CEO의 AI 문해력이 AX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인식 아래 경영진부터 AI를 직접 다루고 업무에 체화하는 실습형 교육을 진행한다. AI 교육기간 동안 사장단은 수동적으로 교육받는 것을 넘어 'AI를 활용한 각사 업무 프로세스 혁신방안'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교육을 이수한 한 임원은 "AI를 체계적으로 배우면 이렇게 쉽고 또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솔직히 놀랐다"며 "현업에서 일하는 방식을 즉각적으로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과 위기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삼성은 앞으로 경영진이 AI를 기반으로 업무를 재설계하고 조직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추가교육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AI 전담조직도 신설한다. 회사별 업의 특성에 맞춘 AX 추진전략 수립, 데이터와 모델 운영관리, AI 인재육성 등에 집중하면서 그룹 전반의 AX 추진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외부 AI 서비스 활용에 우려가 나왔던 보안문제도 조치를 취했다. 직원들이 새로운 보안규정을 인식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 등을 실시했다. 다루는 업무정보의 회사 기밀등급에 따라 AI 사용 허용범위 등을 나누고 활용 과정에서 생성된 정보에 대한 관리체계 등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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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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