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부문 2분기 영업익 1조원 안팎 추정…메모리 가격 강세에 원가 부담 지속

삼성전자(296,000원 ▼22,000 -6.92%)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한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가격 상승이 세트(완제품) 사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제조원가가 높아지면서 올해 2분기 DX(디바이스경험)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을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가격이 3분기에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에도 수익성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 DX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 안팎에 그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전·TV 사업은 적자를 가까스로 면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8일부터 약 한 달간 진행한 '국민과 함께,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 매출 확대 효과가 일부 반영됐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이를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8~63%, 낸드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5~60% 올랐다. 이같은 메모리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는 ASP(평균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만 DX부문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2분기 87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완제품 제조원가에서 메모리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800달러(약 122만원)급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4%에서 올해 2분기 40% 수준으로 확대됐다. 기기 내 AI(인공지능) 기능이 강화되면서 스마트폰과 가전, TV의 메모리 탑재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이번 메모리 가격 급등 국면은)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대홍수"라며 "40년 넘게 어떤 분야에서도 본 적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상승폭은 둔화될 수도 있지만 메모리 가격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범용 D램은 13~18%, 낸드는 10~15%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세트 사업은 메모리 등 부품 원가 비중이 급격히 상승하는 가운데 향후 판가 인상과 판매량 축소 흐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성 악화가 누적되면서 DX부문이 올해 연간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완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통신기술)·가전전시회 'CES 2026' 현장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사업의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제품 가격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장 오는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공개하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8' 시리즈부터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1·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현재는 판매량보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변수"라며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