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칼럼] 특수관계인 저가양도, 감정평가서가 최고의 방어막인 이유

[법률 칼럼] 특수관계인 저가양도, 감정평가서가 최고의 방어막인 이유

허남이 기자
2026.08.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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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녀에게, 형제가 형제에게, 또는 대표이사가 법인에 부동산을 양도하는 경우 "우리 사이에 조금 싸게 팔아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게 된다. 과연 특수관계인 간에 저가양도가 가능할까?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사진제공=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사진제공=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세법은 가족 간 부동산 거래를 일반적인 시장거래와 동일하게 보지 않는다.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는 조세회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수관계인 간에 결정한 부동산 거래가격이 객관적인 시가인지를 더욱 엄격하게 검증한다.

실무에서 마주하는 가장 흔한 오해는 '실제 돈을 주고받았으니 문제 없을 것이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특수관계인이 시가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으로 거래한 경우 그 차액을 증여로 의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득세법 역시 일정 요건에서는 부당행위계산 부인을 통해 시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다시 계산하도록 하고 있다. 즉, 거래 자체보다 시가 입증이 핵심인 것이다. 이때 객관적이고 강력하게 시가 입증을 대비하는 자료로 감정평가서가 활용된다.

물론 감정평가가 만능은 아니다. 세법상 시가는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수용가액 등 여러 자료를 종합해 판단한다. 그러나 거래 전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작성된 감정평가서는 거래가격의 객관성을 설명하는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된다.

특히 거래 이후 주변에서 더 높은 매매사례가 발생하거나 과세관청이 다른 비교사례를 제시하더라도, 거래 당시 합리적인 시가를 산정하기 위해 전문적인 평가절차를 거쳤다는 점은 과세 분쟁에서 상당한 힘을 가진다.

반대로 거래 후 상당 기간이 지나 이루어진 소급감정은 시가로 인정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아, 사전 감정평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과세 실무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개인과 법인 사이의 거래에서는 법인이 저가로 자산을 취득한 이익이 결국 주주에게 귀속되는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증여세가 과세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형식적인 계약서보다 거래의 실질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감정평가의 역할은 단순히 "얼마짜리 부동산인가"를 계산하는 데 있지 않다. 거래 당시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가격을 제3의 전문가가 객관적으로 설명해 주는 데 있다. 세무조사는 거래가 끝난 뒤 시작되지만, 시가를 입증할 자료는 거래 전에 준비해야 한다.

특수관계인 간 부동산 거래에서 중요한 것은 가격을 낮추는 기술이 아니라 가격의 근거를 남기는 일이다. 감정평가서는 세금을 줄여주는 마법의 문서가 아니다. 다만, 정상가격으로 거래했다는 사실을 가장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가격은 숫자에 불과하지만, 세법은 그 숫자보다 왜 그 가격이었는지, 그 가격이 타당한지 여부를 묻는다. 그 질문에 가장 객관적으로 답하면서 납세자를 지원해주는 전문가는 관련 사건을 수없이 처리해본 전문 감정평가사다. /글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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