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밀도가 높고, 몇 년에 한 번씩만 연료를 넣으면 되며, 더 빠르게 많은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인 원자력을 활용해 무역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ATLAS(Atomic Technologies Licensed for Applications at Sea) 출범식에서 한 이 말에는 원자력 추진선의 강점이 모두 담겼다. ATLAS는 해상 원자력 기술의 규범을 만들기 위해 IAEA(국제원자력기구) 등을 중심으로 만든 글로벌 협의체다.
라이트 장관은 인류 발전에 공헌한 가장 큰 도구 중 하나인 '선박'에 현 시점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에너지원으로 손꼽히는 '원자력'을 더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비전인지를 설파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원전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ATLAS와 협업을 통해 해상 원자력 기술 개발에 힘을 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ATLAS 출범식을 두고 에너지·조선 업계 모두에서 "해상 원자력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본격 출발하는 중요한 계기"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의제가 개별 기업과 IMO(국제해사기구), IAEA를 거쳐 미국 주도 글로벌 질서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했다는 점을 보여준 이벤트였기 때문이다. 한 기업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육상 중심으로 발전해온 민간 원자력 영역을 해상으로 본격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향성을 공유했기에 매우 상징적"이라고 설명했다.
해상 원자력의 범주는 라이트 장관이 언급한 추진선에 국한되지 않는다. 쓰나미가 와도 뒤집히지 않는 조선 기술을 바탕으로 한 FNPP(해상부유식 원자력 발전선) 위에 SMR(소형모듈원자로)을 올리는 것은 부지 선정에서 자유롭고, 도서 지역에도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 인프라의 중요 콘셉트로 간주되고 있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접목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자체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면서 바닷물을 냉각수로 마음껏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해상 원자력 사업 기회를 우리 기업들이 반드시 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원전과 조선 모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제조 노하우를 보유한 거의 유일한 국가다. 해상 원자력 의제를 주도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ATLAS 출범식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HD한국조선해양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는데, 탈원전이라는 케케묵은 이슈는 확실히 접어두고 '글로벌 리더'격으로 나서는 움직임을 가져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