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뜨거운 '허니 1등논쟁'…살 수 없는 1등제품

낯 뜨거운 '허니 1등논쟁'…살 수 없는 1등제품

오승주 기자
2015.03.09 06:00

[우리가보는세상]'허니' 둘러싼 해태·농심·오리온 1등 다툼, 소비자는 배제돼

감자칩 시장에 '1등 논쟁'이 한창이다. 해태제과와 농심, 오리온의 '1등 다툼'이 모처럼 뜨거운 바람이 불어 닥친 감자칩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발단은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다. 지난해 8월 등장 이후 신드롬을 일으킨 허니버터칩은 7개월이 지났는데도 인기가 여전하다. 돈 내고 사려고 해도 시중 매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제품이다. 감자칩 시장에서 만년 3등에 머물던 해태제과가 허니버티칩으로 인기를 얻자 농심과 오리온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허니버터칩 출시 이전까지 감자칩 시장은 오리온, 농심이 각각 60%, 30%로 매출의 90% 가량을 차지했다. 스낵류 시장에서 해태제과는 시장점유율 19%로 농심(28%)에 이어 2위를 달리지만 유독 감자칩 시장에서는 미미한 존재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허니버터 바람'이 불고 미투(유사) 제품이 잇따라 나오면서 감자칩 시장은 전쟁터로 변했다.

농심은 지난 3일 자사제품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스낵 시장 전체에서 단일 품목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 기관 AC닐슨코리아 집계를 근거로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1월 국내 스낵시장에서 매출 50억 원을 달성해 1위를 차지했다고 공개했다. 쉽게 말해 '허니버터칩'이 아무리 까불어 봐야 '1등은 우리'라는 주장이다.

해태제과는 발끈했다. 곧바로 허니버터칩과 허니통통 등 '허니시리즈'가 2개월 연속 매출 1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반박했다. 농심이 근거로 삼은 AC닐슨 집계가 대형마트, 편의점, 일부 소매점 데이터만 반영하고 POS(포스) 단말기를 이용하지 않는 동네 슈퍼 등은 제외된 만큼 객관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했다.

오리온도 농심, 해태가 아전인수식으로 자기들에게 유리한 자료만 공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사 포카칩 시리즈가 스낵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것. 오리온은 스윗치즈맛과 어니언, 오리지널 등 포카칩 전부를 더한 매출이 농심과 해태의 감자스낵 시리즈 전부를 합친 매출보다 월등히 많다는 입장이다.

1등 전쟁은 이번만이 아니다. 1월에도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당시도 서로 1등을 자처하며 기 싸움을 펼쳤다. 문제는 '1등 논쟁'에 소비자는 빠져 있다는 점이다.

허니버터칩은 생산량이 달려 시중에서 좀처럼 구입하기 힘들었다. 해태는 물량이 부족해도 증설을 망설이고 있다. 한 때 인기를 끌었다 사라진 하얀국물 라면의 선례가 두렵기 때문이다. 농심 수미칩도 허니버터칩 만큼은 아니지만 허니버터 대체 감자스낵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구매가 쉽지 않다. 포카칩도 허니맛에 가까운 스윗치즈맛은 구경하기 힘들다.

자칭 1등 제품을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인데 업체들은 '내가 1등'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허니버터칩 열풍으로 스낵류는 불황 중에도 소비 촉진제로 작용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를 도외시한 채 식품3사의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내가 1등'을 외치기 전에 넉넉히 좀 먹어보자. 1등 제품이라면서 물건은 없고, 제 돈 주고 사먹기 왜 이리 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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