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810억 투자유치금, '3분 장보기 마트' 등 모바일 신사업에 투자…내년엔 해외시장 진출

2010년 만 25세였던 청년 5명이 각각 100만 원씩 500만원을 모아 인터넷 사이트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를 만들었다. 티몬은 음식점과 여행상품 티켓을 반값에 판매하는 국내 최초 소셜커머스의 시작이 됐다. 대학생 인턴직원 40명을 뽑아 밤낮없이 발품을 팔며 반값 상품을 찾아다니던 티몬은 출범 5년 만에 직원 1000여 명, 매출 1575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티몬은 창업한 지 1년만인 2011년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 '리빙소셜'(3000억원)에 매각됐고 그 후 2년만인 2013년 글로벌 소셜커머스 1위 업체 '그루폰'(2750억원)에 재매각되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만든 회사이기하다.
하지만 2차례 인수합병(M&A)을 거치면서 지분을 모두 처분, 창업자에서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한 신현성 티몬 대표(30·사진)는 악성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사업이나 수익성보다 몸집 불리기에 치중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 '자금난과 현금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묵묵히 회사를 이끌어온 신 대표가 최근 지분을 재인수해 경영권을 되찾았다. 2011년 리빙소셜에 지분 100%를 넘긴 지 4년만이다. 중요한 경영이슈가 있어도 모회사 그루폰 허락 없이는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투자회사 2곳과 손잡고 경영권 지분 59%를 재인수한 것이다. 신 대표를 만나 지분 인수 배경과 과정, 향후 사업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4년만에 지분을 재인수한 배경은. 경영권을 되찾은 소감이 어떤가.
▶그루폰에 인수·합병된 후 한국의 온라인 유통시장 환경을 설명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모바일 채널이 중요한 소셜커머스의 경우 경쟁사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선제적인 마케팅이 필요한데 비용집행이나 투자 타이밍이 늦어져 애를 먹었다. 이번 지분 재인수 핵심은 신현성 개인보다 티몬 비전을 믿는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영권을 되찾은 것이다. 5년 전 티몬을 처음 만들었을 때처럼 다시 창업한 기분이다. 올해를 퀀텀점프(대약진) 할 수 있는 원년으로 삼고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 앞으로 더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다.
-주주구성을 보면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앵커에퀴티파트너스(앵커) 지분이 46%고 신 대표의 지분은 13%뿐이다. 사모펀드 성격상 장기투자가 어려울 수 있는데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유지될 수 있나.
▶지난해 기준 50조원 규모인 국내 e커머스(온라인 거래) 시장이 2020년 1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에선 PC 기반의 기존 오픈마켓보다 모바일에 적합한 큐레이션 서비스가 약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티몬에 투자한 KKR, 앵커와는 한국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1등 업체로 성장하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 KKR과 앵커는 사모펀드라고는 하지만 10년 안팎의 장기투자를 하는 펀드고 한국 온라인 유통시장에 투자한 지 1∼2년 밖에 안됐다. 아직 8년의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이번에 지분 13%를 확보하는데 자금을 투입했다. 리빙소셜과 M&A를 진행하며 확보했던 자금 및 개인적으로 벤처에 투자한 자금을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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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사모펀드로터 투자금이 들어올텐데 어느 분야에 자금을 집중할 계획인가. 새로운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다음달 쯤 KKR과 앵커로부터 810억원의 투자금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기술 분야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더 많은 고객들에게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모바일 기술 등 인프라를 보강하겠다. 올 하반기에 론칭할 새로운 프로젝트와 마케팅에도 비용을 투입한다. 조만간 고객들이 대형마트와 슈퍼 등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고도 모바일로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3분 장보기 마트'(가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빠른 결제와 배송은 기본이고 마치 대형마트 매장을 둘러보며 쇼핑을 하듯 자연스럽게 가격비교 없이도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에는 패션 분야 신사업을 추진하고,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대규모 물류센터도 마련할 계획이다.
-경쟁사인 쿠팡에 이어 티몬도 글로벌 투자를 받았다. 중국, 일본 등과 비교하면 한국 내수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소셜커머스 업계 수익이 좋지 않는데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한국 e커머스 시장은 매력적이다. 미국, 중국 등과 단순 비교하면 규모가 작지만 국내경제를 감안하면 큰 시장이다. 5년 안에 2배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e커머스 시장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현재는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온라인몰 등 수십 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지만 3∼5년 뒤에는 승자와 패자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이 경쟁에서 모바일 거래에 최적화돼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에 대해 '전(錢)의 전쟁', '치킨게임'이라는 우려가 많다. 실제 티몬을 포함해 주요 업체 3곳 모두 영업이익이 나지 않는 적자기업이다. 현재 시장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e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조만간 승기를 잡는 업체가 등장할거고 인수합병 등이 활발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티몬은 지난해까지 적자가 났지만 언제든지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 투자를 줄이면 당장 원하는 실적을 낼 수 있다. 실제로 티몬은 지난해 대규모 쿠폰 마케팅을 펼치기 전인 10월까지는 흑자를 유지했다. 하지만 생겨난 지 5년된 시장에서 실적 관리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다. 2020년 e커머스 시장 점유율 20∼30%를 차지한 선두기업이 되려면 적자에 신경쓰기 보다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모바일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온라인몰 경계가 희미해졌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티몬이 지향하는 사업 목표는 무엇인가.
▶티몬은 국내 최초로 소셜커머스 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세계 소셜커머스 업계 최초로 배송상품 서비스를 선보였다. 앞으로도 모바일에서 최저가, 초간단 쇼핑이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온라인 유통시장을 선도하고 싶다. 또 해외 유수 국가들이 한국의 e커머스 시장을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등과는 또 다른 방식의 유통 채널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싶다. 우선 한국에서 단 1개라도 최고의 상품 카테고리를 만들면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혁신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내년에는 해외사업을 시작하겠다.
-최근 벤처·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많다. 선배 창업자로 조언을 부탁한다.
▶한국에서 벤처나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이 일어나기 보다는 인기가 있는 분야로만 쏠리는 것 같아 아쉽다. 실제로 최근에는 벤처기업 대부분이 '핀테크'(간편결제)' 분야에 올인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을 보면 참신한 아이디어로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에 도전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