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얼려 먹는 야쿠르트' 역발상의 비결은?

'거꾸로 얼려 먹는 야쿠르트' 역발상의 비결은?

민동훈 기자
2016.07.05 04:36

[피플]김봉석 한국야쿠르트 유제품CM팀장 "소비자 작은 목소리에서 아이디어"

"소비자의 작은 행동과 사소한 의견을 모아보면 소비 패턴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머리와 마음을 열어두고 작은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는 순간 소비자 중심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출시되자마자 매일 20만개씩 판매되며 공장을 풀가동해도 수량이 부족한 제품이 있다. 온라인 상에는 제품 체험기가 앞다퉈 올라오고 있고, 온가족이 추억을 공유하는 스토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얼려먹는 제품인데도 유통기한이 짧고 특허받은 유산균까지 들어가 있어 안전한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출시 후 미투제품이 생길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4월25일 출시한 '얼려먹는 야쿠르트'가 그 주인공이다. 침체된 유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 제품의 탄생에는 김봉석 한국야쿠르트 유제품CM팀장(44·사진)의 신념이 숨겨져 있다.

2000년에 입사한 김 팀장은 7년간 영업맨 생활을 거쳐 10년째 마케터로 근무하고 있다. 2007년 국내 최초로 얼려먹는 발효유 '요러케'를 개발했고, 국내 최초 이중제형을 사용한 쿠퍼스 프리미엄, 얼려먹는 야쿠르트 등을 개발했다.

김 팀장이 시장에 없던 제품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소비자 목소리'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얼려먹는 야쿠르트 출발점도 "옛날에는 야쿠르트를 얼려 먹었다"는 지인의 추억담이었다. 여기에 80~90년대 유년기를 보낸 30~40대들이 "어렸을 때 야쿠르트를 거꾸로 마셨다"는 경험이 덧붙여졌다.

김 팀장은 "소비자패널 조사를 해보니 저와 제 주변 지인뿐만 아니라 어린시절 야쿠르트를 뒤집어서 빨아먹은 기억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며 "3040세대에겐 추억을, 1020세대에게는 재미를 줄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를 실제로 제품화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따랐다. 65ml 야쿠르트에 들어가는 모든 성분을 2배 증가시켜 130ml 야쿠르트로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단순히 용량을 늘려보니 제품 안정성이 깨졌던 것이다. 용기모양을 뒤집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용기 밑부분이 좁다보니 생산라인에서 넘어지기 일쑤였다.

김 팀장은 "기존 야쿠르트에 특수 유산균 등의 성분을 추가했을 때 맛과 성상이 그대로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제품 밸런스를 맞추는데 애를 먹었다"며 "대량 생산공정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했기에 2년 넘게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브랜드 매니저에게 신제품이란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아이가 성인으로 자랄 때까지 올바른 교육과 관심이 함께 해야한다"며 "마찬가지로 제품 탄생 과정부터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제품이 되기까지 지속적인 연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시장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소비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의 좋은 추억과 경험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소중한 원동력"이라며 "작은 의견, 소소한 아이디어도 놓치지 않고 '맛, 건강, 그리고 스토리'를 얻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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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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