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인원 사망, "구시대적 檢수사 관행도 문제"

롯데 이인원 사망, "구시대적 檢수사 관행도 문제"

오승주 기자
2016.08.26 14:35

재계 관계자 "정신적으로 견디기 어렵게 만들어"… 법조계도 "자백 의존도 높다"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계기로 검찰 수사 관행에 비판이 일고 있다. 인격모독이나 가혹행위 등 물리·언어적 폭력은 사라졌다고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느끼는 압박감과 모욕감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많아 수사 방식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는 상태다.

26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유성을)이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검찰 관련 인권침해 진정사건 접수 및 처리 현황'에는 검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의자가 6년간 79명에 이른다. 연도별로는 △2010년 8명 △2011년 14명 △2012년 10명 △2013년 11명 △2014년 21명 △2015년 상반기 15명이다. 2011년 이후 해마다 10명 이상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수사실에서 조사를 받던 도중 마약류를 삼켜 사망한 경우도 있었고, 구치소 화장실에서 목을 매 목숨을 버린 경우도 있었다.

사망의 주요 원인은 인격적 모멸감이 지목된다. 당시 이 의원은 "피의 사실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죄인 취급해 강압적인 수사를 하거나 인격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발언과 태도는 철저하게 개선돼야 한다"며 "CCTV 녹화를 확대하고 수사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구시대적인 구타와 언어폭력이 거의 사라졌다고 검찰은 주장하지만 갖가지 방식으로 사람을 초라하게 만든다"며 "굳이 욕설을 하지 않더라도 조사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견디기 어렵게 만들어 결국 자백을 유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한 롯데 관계자도 "6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반복된 질문과 분위기 등으로 죄가 없는데도 죄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며 "심지가 약한 사람은 조사관이나 검사의 눈빛만 마주쳐도 겁에 질려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서 토해낼 판"이라고 귀띔했다.

법조계 등에서는 '자백 의존도'가 높은 검찰 수사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명백한 증거를 수집하고 범죄혐의를 받는 피의자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명확한 증거보다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 방식이 시대에 맞지 않는데도 '악습'에 젖어 관행과 타성으로 기소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 변호사는 "사안에 따라 자백 의존도가 높은 수사도 있지만, 대부분 사건을 치밀한 증거를 수집해 제시하는 수사가 아닌 자백에 따라 손쉽게 처리하려는 모습을 심심찮게 본다"며 "법원도 자백을 주요증거로 인용하지 않는 흐름이지만 아직까지는 모자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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