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재팬 국민템' 유니클로 해부] ① 가성비 트렌드 부응해 고속성장, 패션획일화에 슬그머니 가격인상 비판도

#점심시간에 짬뽕국물을 바지에 쏟은 박영준씨(가명)가 달려간 곳은 화장실 아닌 유니클로였다. 3만9900원에 '이지진'을 사입고 무사히 오후 업무를 봤다. 박씨는 회사에서 5분 거리인 유니클로 서울 광화문디타워점 단골이다. 몇주 전엔 사무실 보온 아이템으로 '후리스'와 '경량패딩조끼'를 샀다. 박씨만의 얘기는 아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너도나도 똑같은 유니클로 조끼에 후리스를 입고 있어 종종 민망한 상황이 빚어진다.
일본기업 유니클로가 한국 패션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 패션 브랜드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6년 연속 국내 의류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50개를 포함해 매장 수는 187개에 달한다.
2005년 한국에 상륙한 유니클로는 해마다 새 기록을 쓰고 있다. 2015년 단일 패션 브랜드 중 처음으로 1조원대 연매출을 기록했을 당시 패션업계에선 향후 유니클로의 성장이 정체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조원대 매출을 유지했고 영업이익도 2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의류브랜드를 통틀어 점유율 1위다. 지난해 점유율은 5%였다. 국내 패션시장이 내수침체로 2017년 42조4704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역성장했지만, 유니클로의 기세는 여전히 거침없다.
후리스(플리스)와 내복인 히트텍, 경량패딩 등 남녀노소 모두를 공략한 기본 아이템으로 승부 본 게 통했다. '국민아이템'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유행을 타지않는 무난한 디자인과 색상의 제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내놓으면서 인기를 모은 것이다.
국내 사업파트너인 롯데의 유통망을 통해 매장을 확대해나가던 유니클로는 최근 수년사이에는 오피스 밀집지역인 서울 광화문 한복판, 서초동 대법원 맞은 편에도 매장을 내고 있다. 국내 매장만 187개로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를 방불케하는 공격적 확장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는 즈음에 유니클로가 한국에 진출(2005년)해 타이밍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유니클로가 고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슬그머니 올려 이젠 가격이 부담스러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봄 신상품으로 나온 여성 트렌치코트는 14만9000원이다. 히트텍의 경우 출시 초반 1만원이었지만 현재 1만4900원으로 인상됐다.'유니클로 감사제' 등 반짝 할인 이벤트는 이같은 고가 논란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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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고성장세가 한계점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SPA 시장은 이미 포화인데 유니클로도 가격이나 소비자 유입면에서 과거와 같은 성장이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지난해 자매브랜드인 '지유'를 론칭한 건 유니클로 스스로도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유니클로의 인기 이면에서는 몰개성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직장인 이한성씨(가명)는 "한 사무실 안에서 마치 짠듯이 경량패딩, 후리스 등 제품을 입고 있는 모습이 연출되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