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개편 주종별 손익계산서]⑤맥주부터 종량세 도입...소주는 일단 유보

맥주 종량세가 이르면 내년부터 도입될 전망이다. 막걸리도 종량세 전환이 유력하다. 종량세로 전환되더라도 세금 수준은 현행과 비슷하게 책정돼 당장 가격 변화는 없을 전망이지만 수입맥주 공세에 대한 국산 맥주의 반격이 시작되며 시장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소주 종량세는 일단 유보되는 분위기다. 도수가 높은 주종 가운데 가격이 저렴한 소주는 종가세 덕을 많이 본다. 종량세가 도입되면 위스키 등 고도주 대비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종량세 도입을 반대해 온 소주업계는 주세 개편안이 발표되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바로잡힌 운동장' 국산맥주 반격 시작되나=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주세 개편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맥주의 종량세 전환은 현행 주세 부담 수준인 840.62원/ℓ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맥주와 수입맥주에 동일한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돼 역차별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국내 맥주업계는 종가세 체계에서는 수입맥주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해 왔다.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구조에서 국내 맥주는 원재료가, 유통비, 마케팅비, 판매관리비 등 모두 합한 비용에 과세를 하는 반면 수입맥주는 수입 신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 후 추후 유통비, 마케팅비 등의 비용이 더해지는 구조다.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입맥주가 '4캔 1만원' 행사로 점유율을 크게 늘리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고 특히 원가 수준이 높은 수제맥주의 경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셈이라고 종량세 도입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수제맥주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맥주는 수입맥주에 비해 불리한 세금 체계를 적용받아왔다"며 "종량세가 도입되면 맥주업계에서 다양한 투자와 시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종량세를 도입한 경우에도 고가 수입맥주의 세부담은 하락하고 저가 수입맥주의 세부담이 증가한다며 브랜드간 경쟁이나 유통구조 상 현재의 '4캔 만원' 기조는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주는 종가세 유지…안도의 한숨=소주는 당장 종량세로 전환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도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소주의 경우 종량세가 도입될 경우 세금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현행 수준으로 과세 체계를 변경한다고 해도 같은 증류주이자 고도주인 위스키와의 형평성 문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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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소주와 위스키 등 증류주에 종량세를 일괄 도입할 경우 위스키 세금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조세연구원의 시나리오에서 증류주 종량세 도입방안으로는 소주의 현행 주세 납부세액을 기준으로 947.52원/ℓ에다 21도를 초과할 경우 1도 1ℓ 당 45.12원을 추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 경우 위스키(40도 기준) 세부담은 1804.8원/ℓ로 현행 세액(8068.59/ℓ)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진다.
이에 따라 소주업계는 종량세 전환이 유보된 데 대해 안도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주업계 관계자는 "소주, 위스키 등이 도수가 높은 주류에서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종량세가 도입될 경우 소주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종량세가 일시에 도입될 경우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미리 가격 올린 업계, 소폭 1만원 시대 유지될 듯=종량세를 도입하더라도 세금 수준을 기존 체계에 맞춰 책정하면서 당장 주류 가격 변동이 있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주류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주요 주류업체들이 선제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소비자 부담은 늘었다. 앞서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4월부터 맥주 출고가격을 5.6% 올렸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등 소주가격을 인상했고 롯데주류도 연달아 맥주, 소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음식점, 식당 등에서는 일반적으로 4000원이었던 소주, 맥주가격이 각각 5000원으로 높아졌다. '소맥 1만원' 시대가 열렸단 얘기가 돌 정도다.
변경된 종량세 기준이 지난 2017년 세액을 기준으로 정해진만큼 이미 가격을 올린 업체에는 되려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오비맥주의 경우 출고가를 5.6% 인상하면서 세부담도 그만큼 늘었지만 종량세가 도입되면 인상 전 세액을 적용받는 셈이 된다. 즉 그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