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에서 배송 트럭까지 최대 3분내에 전달…2021년 온라인 매출 2조3000억원 목표

홈플러스 원천점 지하 1층 매장은 고객이 없다. 대신 파란색 플라스틱 바구니(트레이)에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들이 담겨 길게 이어지는 컨베이어 벨트를 이동하고 있다. 원천점 지하 1층은 홈플러스가 온라인 물류 강화를 위해 야심차게 도입한 풀필먼트센터(이하 FC)다. 기존 점포 내 전용 물류센터를 도입해 구축 비용과 시간을 줄였다.
지난 17일 오전 찾은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홈플러스 FC 원천점은 그 전날 들어온 배송 주문 수량을 맞추느라 분주한 분위기였다. 컨베이어 벨트에는 각 고객들의 주문 정보가 담긴 트레이가 일렬로 줄지어 있었고, 직원들은 PDA(개인 휴대 정보 단말기)로 제품 박스의 바코드를 찍으면서 벨트 사이를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배송 트럭까지 가는데 최대 '3분'=홈플러스 FC는 매장의 '빈 공간'을 활용하기에 새로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올리는 경쟁사의 물류센터보다는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원천 FC도 지하 1층에 기존 오프라인 매대가 있었던 공간에 건설됐다. 실제로 보니 '아담하다'는 느낌이었다.
원천 FC는 한 줄로 구성된 컨베이어 벨트가 배송 트럭이 대기하는 상하차 공간까지 이어지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일방통행' 길이 뱀처럼 이어져있으니 FC를 처음 방문한 기자도 구조를 한 번에 파악하기가 쉬웠다.
정상구 홈플러스 원천 FC 센터장은 "구조가 단순하고 작동 방식도 어렵지 않아 대형마트에서 근무한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도 1주일이면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컨베이어 벨트 옆에는 각종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FC 매대에 따로 진열된 3000여개의 상품들은 온라인 주문시에 고객들이 많이 찾는 '고회전' 제품군으로 구성돼있다. 라면, 과자 등의 공산품들이 대표적이다.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 다니는 트레이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놓인 진열대 앞에서 멈춰 섰다가, 피커(물건을 골라 바구니에 담아주는 장보기 전문 사원)가 상품을 담아주면 다음 구역으로 향한다.

예컨대 A 고객이 '신라면' 1봉과 '포카칩 양파맛' 1봉을 주문했다면 A 고객의 정보가 담긴 트레이는 신라면 매대 앞에 멈춰선다. 그 후 신라면 매대밑에 위치한 버튼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피커는 신라면 1봉을 트레이에 담고 버튼을 누르면 'A 고객의 트레이'는 포카칩 매대쪽으로 이동한다.
포카칩이 있는 구역의 피커가 상품을 트레이에 옮기고 피킹을 마무리하면, 배송 트럭이 대기 중인 상하차 구역에 직통으로 이어지는 바로 밑 컨베이어 벨트로 트레이를 옮긴다. 우선적으로 피킹을 마친 트레이부터 트럭으로 먼저 보내는 '직통 라인'을 기존 컨베이어 벨트 밑에 설치해둔 덕분에 병목 현상도 줄였고, 피킹 오류도 최소화했다.

독자들의 PICK!
홈플러스 FC는 배송시 단 하나의 박스도 사용하지 않는다. 냉장·냉동, 신선식품의 경우에도 3분 내로 배송 트럭내 냉동고로 들어가기 때문에 따로 보냉재도 쓰지 않는다. 배송시 사용되는 종이백도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또 홈플러스 FC는 마트 영업시간에만 배송이 가능해 당일 대면배송만 하고 있다. 배송 트럭 냉동고에서 제품을 꺼내 바로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기 때문에 과도한 포장재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상품을 고객이 직접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다시 FC로 회수한다.

◇2021년 온라인 매출 2조3000억원 돌파 목표…"대형마트 온라인 사업 규제 풀려야"=대형마트의 '물류 혁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대형마트 업계가 쿠팡의 익일배송,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등 e커머스의 공세에 연전연패하면서 내놓은 자구책이다. 홈플러스는 '전 지점 온라인 기지화'를 선언했다. 140개 전 점포를 각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원천점의 하루 온라인 배송 건수는 일반점포에 비해 7배 많은 1500건이다.
홈플러스가 '온라인 중심'을 외치고 있지만 큰 걸림돌이 있다. FC는 대형마트 시설로 분류돼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일반 오프라인 마트에 부과된 영업시간과 '월 2회' 의무휴업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고객이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주문을 넣으면 그 다음날 배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 점포가 온라인 쇼핑 영업시 의무휴업일 제한을 받지 않는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은 문을 열지 않더라도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매장에서 상품을 배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회 산자위에 계류 중인 이 법이 통과되면, 홈플러스의 '전 지점 온라인 물류센터' 계획이 더욱 탄력받게 된다. 또 영업시간 규제에 시도할 수 없었던 '새벽배송' 역시 가능해진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는 규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며 "온라인에 사활을 걸기로 한 만큼,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