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K두바이'에 빠진 대한민국(下)

정작 두바이엔 없는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가 국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외신도 이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외신은 두쫀쿠 열풍의 다양한 양상을 보도하면서 두바이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식으로 변주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최근 영국 BBC는 소셜미디어를 타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두바이 초콜릿이 한국에서 두쫀쿠로 변주되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름은 쿠키지만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를 초콜릿 마시멜로로 감싸 식감은 쫀득한 떡에 가깝다고 소개했다.
BBC는 두쫀쿠가 지난해 9월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확산했다고 봤다.
현재 한국의 두쫀쿠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섰다는 게 BBC의 평가다. 디저트 전문점이나 베이커리를 넘어 초밥집, 냉면집까지 두쫀쿠 판매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특징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폭발적인 수요에 원재료 가격이 폭등한 상황을 짚기도 했다. 현재 가격은 개당 5000원~1만원 정도지만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음식 평론가들은 두쫀쿠 인기 비결로 두툼하고 안이 꽉 찬 모양을 지목한다. 겉으로 보이는 풍성함과 보여주는 시각적 만족감이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단 설명이다.
한국의 두쫀쿠 열풍에 주목하는 건 중동 매체도 마찬가지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기반을 둔 영자 매체 걸프뉴스는 두쫀쿠 열기를 주목하며, 두바이 초콜릿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디저트로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폭발적인 수요로 판매점 앞엔 긴 줄이 늘어서거나 순식간에 매진되는 일도 다반사라고 했다. 소셜미디어에선 두쫀쿠를 찢어 쭈욱 늘어지는 장면을 보여주는 게 유행이 됐고 매진 행렬로 두쫀쿠 판매점과 재고를 표시한 두쫀쿠 지도까지 공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도의 푸드 플랫폼인 슬러프는 두쫀쿠가 두바이 초콜릿에서 유래했지만 새로운 차원의 유행을 만들어냈다며, 바이럴 디저트가 국경을 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지역에 맞게 변주되며 새로운 소비 욕구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소셜미디어에선 두쫀쿠 레시피를 참고해 해외 이용자들이 현지에서 두쫀쿠 재료를 조달해 만들어 먹는 장면이나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두쫀쿠를 먹어본 후기들도 널리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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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엔 국내 디저트 시장의 유행을 이끈 제품들의 성공 공식이 있다. 과거 디저트 트렌드를 이끈 제품들은 △해외 요소 활용 △SNS 통한 콘텐츠 확산 △단기 폭발이라는 패턴을 밟았다.
대표적으로 대왕 카스테라, 흑당버블티, 크로플, 탕후루 등이 그랬다. 두쫀쿠도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 이를테면 두쫀쿠 자체는 두바이엔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두바이 초콜릿의 속재료 피스타치오를 활용한 식이다. 대왕 카스테라는 대만의 길거리음식인 스펀지케이크에서, 흑당버블티는 대만에서, 크로플은 아일랜드에 있는 카페에서, 탕후루는 중화권의 과일꼬치에서 유래했다.
해외에서 영감을 얻은 디저트는 이국적 느낌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유리하다. 유행에 민감한 MZ세대가 반응하면 트렌드로 확산되는 수순이다. 여기에 희소성이 가미되면 금상첨화다. SNS를 통해 '경험해 봤다'고 인증하는 문화는 디저트 산업의 새로운 성공공식이 됐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유래한 원재료로 만든 디저트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신선한 느낌을 준다"며 "현상을 목격하고 줄서기에 동참하고 SNS에 인증하는 것이 챌린지처럼 여겨지면서 단기간 대유행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식품·외식업계에선 '넥스트 두쫀쿠'의 조건으로 △콘텐츠화하기 쉬운 요소 △다른 제품으로 확장성 △인증 욕구 자극 등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두쫀쿠가 마시멜로, 카다이프로 인해 쫀득하면서도 바삭한 식감을 내는 점이 대표적이다. 아삭한 식감과 씹으면서 나는 소리 등이 콘텐츠를 통해 확산된 탕후루도 같은 사례다.
디저트를 다른 제과제빵으로 변주할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유행 요소 중 하나다. 현재 두쫀쿠는 소금빵, 마카롱 등 다른 간식으로도 발전 중이다. 2023년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 트렌드에 따라 약과는 쿠키, 도넛, 타르트와 결합해 전통 간식으로 각광 받았다. CU는 '흑백요리사' 시즌1 우승자 권성준 셰프가 방송에서 선보인 '밤 티라미수'는 컵에 담은 형태와 생크림 빵 등으로 변형 출시해 각각 250만개, 185만개 팔리는 성과를 냈다.
희소성과 인증 문화가 더해지면 유행 디저트의 성공 공식이 완성된다. 이수진 트렌드코리아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자신이 트렌디하다는 점과 희소성 있는 제품을 소유했다는 점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디저트 유행의 기저에 있다"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해외 식재료에 경험 소비 심리가 더해진다면 언제라도 두쫀쿠의 뒤를 이를 디저트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