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과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유통기업들이 온라인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과거 외부 플랫폼 입점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자사몰을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자사몰은 글로벌 통합 기준 이용자 수가 지난해 429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363만명 대비 약 65만명 증가한 수치로 약 18%의 성장이다.
메디큐브 자사몰은 회원 중심 혜택 강화를 통해 충성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자사몰 회원에게 월 1회 무료배송과 월별 특별 할인 쿠폰을 주고 구매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을 적립해주는 리워드 시스템도 적용한다. 여기에 회원 등급별 추가 혜택과 생일 쿠폰 자사몰 전용 회원가까지 적용해 플랫폼과 차별화된 가격·혜택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설립 초기부터 자사몰 중심의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다. 오프라인 대형 유통 채널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자사몰을 통해 고객 데이터와 마케팅 역량을 축적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2024년 상장 이후에는 올리브영과 아마존 등 국내·외 주요 유통 채널로 입점을 확대하며 판매 경로를 다각화했다. 이 과정에서도 자사몰에서 축적한 고객 트렌드와 소비자 후기 구매 패턴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을 정교화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커머스 전문 스타트업 부스터스가 운영하는 브랜든(Branden) 역시 1분기 자사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약 30% 늘려 D2C 전략 효과를 입증했다. D2C는 기업이 유통 플랫폼이나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자사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다. 고객 데이터와 브랜드 경험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유통방식이다.
기업들이 D2C를 강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과 데이터다. 플랫폼 중심 구조에서는 수수료 부담이 불가피하지만 자사몰을 활용하면 유통 단계를 줄여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동시에 고객의 구매 이력과 행동 데이터를 직접 축적할 수 있어 마케팅과 상품 기획 전반에 활용 가능한 핵심 자산을 확보하게 된다. 시장 환경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글로벌 D2C 플랫폼 시장은 2023년 약 399억달러에서 2032년 115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자사몰 중심 전략에는 한계도 존재한다. 자체 트래픽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크고 물류 인프라 구축 역시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기업일수록 자사몰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이런 한계를 고려해 업계는 플랫폼과 자사몰을 병행하는 전략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해 신규 고객 유입과 매출을 확보하고 자사몰에서는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데이터와 브랜드 가치를 축적하는 투트랙 전략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