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오픈키친
배홍동막국수 직접 만들어보니

"막국수의 느낌은 살리면서도 라면의 쫄깃한 식감을 구현하는 것. 그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지난 7일 서울 동작구 농심(366,000원 ▲2,000 +0.55%) 본사 오픈키친에서 만난 박동윤 면개발팀 연구원은 배홍동막국수 제품 개발의 가장 큰 숙제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전통 메밀막국수처럼 메밀의 식감만을 강조하다 보면 면이 쉽게 툭 끊어지고 반대로 라면처럼 만들면 막국수 특유의 개성이 사라져서다.
비슷한 이유로 그동안 시중에서 막국수를 표방한 제품들은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 메밀면과 라면 사이에서 대중적인 식감을 구현하는 일이 그만큼 어려웠기 때문이다. 배홍동막국수가 풀어내려는 면발의 해답도 결국 '균형점'이었다.
연구원들은 답을 찾기 위해 전국의 유명 막국숫집을 직접 찾아다녔다. 강원도식 막국수부터 족발집 막국수까지 비교하며 면의 특징을 기록하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연구원들이 가게만 따져도 십수 곳 이상을 돌아다녔다"며 "각 제품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개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오랜 연구 끝에 농심은 지난 3월 배홍동막국수를 출시했다. 제주산 메밀로 만든 건면에 배홍동 비빔장을 더했고 막국수와 잘 어울리는 들기름과 겨자를 소스에 담았다. 별첨으로 김과 국산 통메밀 플레이크를 넣어 식감을 더했다.

이날 기자는 직접 배홍동막국수를 만들어봤다. 메밀건면을 끓는 물에 넣고 4분30초. 박 연구원은 중간중간 면을 눌러 끓는 물에 골고루 닿게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삶은 면은 손끝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물에 여러 번 헹군 뒤 채반째 탈탈 털어 물기를 뺐다. 장진아 농심 간편식개발팀 연구원은 "양념을 제대로 입히려면 물기를 최대한 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액상스프를 넣고 면을 골고루 비비자 새콤한 향이 먼저 올라왔다. 더 맛있게 먹는 법으로 추천받은 대로 반숙란과 채 썬 깻잎, 김부각을 올리고 마지막으로 들기름을 한 바퀴 둘렀다. 메밀과 들기름이 어우러진 고소한 향이 퍼지면서 전문점에서 막 내온 듯한 막국수 한 그릇이 완성됐다.
적당한 탄력이 느껴지는 면발에서 연구원들이 고민한 부분이 이해됐다. 시원한 면은 입안을 먼저 식혀줬고 뒤이어 배홍동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이 퍼졌다. 면을 씹다 보면 메밀향이 뒤에서 치고 올라온다.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비빔면의 색채를 중심에 두고 메밀의 은은한 풍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국산 통메밀 플레이크였다. 면을 먹다가 한 번씩 '오독' 씹히는 바삭한 식감이 재미를 더했다. 김부각, 깻잎 등 토핑 몇 가지만으로도 한 그릇의 완성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덥고 습한 여름 입맛이 없을 때 시원한 한 끼 식사로 손색없었다.
독자들의 PICK!
배홍동막국수는 농심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배홍동 브랜드의 확장판이다. 메밀 전문 미슐랭 다이닝 '소바쥬'와 협업해 파인 다이닝 코스로 재해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인천국제공항 라운지에서 즉석조리 메뉴로 선보이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개발 비하인드까지 듣고 나니 제품명이 다시 보였다. 배홍동은 '배·홍고추·동치미'의 글자를 따서 만든 브랜드다. 본래 막국수가 매콤한 양념과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곁들여 먹는 면 요리라는 걸 생각해보면 배홍동이라는 브랜드를 가장 자연스럽게 풀어냈다는 정체성이 어렴풋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