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의 할랄 인증 의무화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무슬림 시장에 진출한 국내 식품업체들이 인증과 생산체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품 인증을 비롯해 현지 생산과 원료 조달, 물류망까지 할랄 기준에 맞추는 '할랄 체질'로 변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다음달 18일부터 해외에서 생산해 현지로 수입·유통하는 식품과 음료 등에 할랄 인증 의무를 적용한다. 비할랄 원료를 사용한 제품도 해당 사실을 제품에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할랄 인증은 돼지고기와 알코올 등 이슬람 율법에서 금지하는 원료뿐 아니라 향료와 유화제 등 소량의 첨가물까지 원료와 제조 방식을 확인한다. 생산·보관·운송 과정에서 비할랄 제품과 섞이지 않도록 엄격한 관리 체계도 요구된다.
파리바게뜨는 인도네시아 할랄제품보장청(BPJPH)으로부터 현지 23개 전 매장에 대한 할랄 인증을 받았다. 빵·케이크부터 음료까지 전 메뉴에 원재료 공급부터 생산과 매장 운영까지 할랄 기준을 적용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조호르에 연면적 1만2900㎡ 규모의 할랄 인증 생산센터도 준공했다.
삼립(40,350원 ▲100 +0.25%) 세종센터는 국내에서부터 밀가루 생산시설에 할랄 인증을 받았다. 삼립은 지난해 약 725톤이었던 밀가루·프리믹스 수출량을 2027년 30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상(17,910원 ▼240 -1.32%)은 1973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현지 생산·유통망을 일찌감치 구축했다. 현지 브랜드 '마마수카'를 통해 김과 간편식, 소스·드레싱, 프리믹스 등 약 200개 제품을 판매하며 현지 생산 제품에 할랄 인증을 적용하고 있다.
정관장은 말레이시아에서 쌓은 할랄 사업 경험을 인도네시아로 넓힐 계획이다. 혈당 관리 브랜드 '지엘프로'의 할랄 인증을 추진하고 무슬림 소비자를 위한 전용 제품도 준비한다. 지엘프로는 인도네시아에서도 할랄 인증을 받아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들이 발빠르게 할랄 인증체계를 정비하는 이유는 인도네시아가 인구 약 2억8000만명 규모의 거대한 시장이라서다. 세계 최대 무슬림 식품 소비시장이기도 하다. 이슬람 경제전문시장조사업체 디나스탠더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무슬림의 식음료 지출액은 약 1조7000억달러로 2029년에 2조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의 할랄 인증 제품은 2023년 말 349만건에서 지난해 말 1098만건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올해 1~8월 한국의 대인도네시아 식품 수출액도 K라면·소스류·김치 등의 인기에 힘입어 1억288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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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할랄 인증 절차가 전담 인력과 현지 법인 등 정보가 부족한 중소 식품업체에는 수출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재료와 첨가물별 증빙부터 제조시설과 보관·물류 과정까지 관리해야 하고 원료나 공급업체가 바뀌면 관련 자료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인도네시아 당국과 소통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BPJPH 등과 인증 절차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일정 요건을 갖춘 국내 인증기관 인력을 할랄 관리자로 인정하고 이미 인증받은 제조소는 중복 실사를 면제하는 방안 등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