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신산업기술본부장

지난달 21일과 29일, 충북 오송과 대구 신서에서는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정부 핵심연구지원시설 완공을 기념하는 준공식이 열렸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의료분야의 원천기술개발과 실용화를 지원함으로써 첨단의료산업을 대한민국의 미래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범국가적 프로젝트다.
이번에 완공된 정부 핵심연구지원시설을 비롯해 지자체 시설인 커뮤니케이션센터와 제약회사, 벤처기업, 연구기관, 대학교, 의료기관 등이 입주하면서 나타나게 될 시너지 효과는 일반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의 4개 센터로 구성된 정부 핵심연구지원시설은 앞으로 신약 및 첨단의료기기 개발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데 필요한 기초연구에서 시제품제작, 시험검사, 성능평가, 임상시험에 이르는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게 된다.
또한 우수한 연구개발(R&D) 인력을 확보하고 첨단장비를 지원하는 등 그동안 재정적인 지원에 그쳤던 국가지원 개념과는 다른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오송은 바이오기술(BT) 기반의 신약개발과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에, 대구는 지역특화산업인 IT를 기반으로 한 첨단의료기기와 합성신약 개발지원에 특화될 전망이다.
지금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약 3000억 달러 규모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웃돌 정도로 큰 규모다. 그 중 40% 가량을 차지하며 세계 의료기술과 인허가규제 등을 선도하는 미국은 최근 의료개혁을 통해 기존 보험과 차별화된 보험정책을 도입하고, 의료기기 인허규제를 강화하는 등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체계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텍사스 메디컬센터나 일본의 고베 의료산업도시 같은 해외 의료기기 클러스터들이 시장의 수요에 의해 자연스레 형성된 것과 달리 정부 주도하에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어 자칫, 예산집행 효율성 추구에 따른 성과창출에의 부담이 있을 수 있다. 정부는 18일 확정된 ‘첨단의료복합단지 제2차 종합계획’에서 3년 이내에 신약부분 후보물질 14건, 첨단기술 8건, 의료기기 부분 시제품제작 40건 및 첨단기술 30건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명공학기술(BT)과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등이 융합된 첨단의료기기산업은 일단 시장을 장악하고 나면 오랜 기간 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일반 기계나 전기제품과는 달리, 연구개발과 상품화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인 만큼 성과에 대한 조급한 기대보다는 중장기 전략에 따른 지속적이고 과감한 예산지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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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오송 첨단복합의료단지가 세계적 수준의 역량을 갖춘 ‘첨단의료산업 글로벌 R&D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우수기관 및 기업을 유치할 뿐 아니라, 국내 의료업체의 75%에 달하는 3,390여개 벤처중소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니즈를 충족시키는 연구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보건의료분야가 기술과 제품, 서비스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생태계와 산업구조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산업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힘찬 시동을 시작한 첨단의료복합단지에 필요한 것은 질병정복이라는 핵심목표를 위해 ‘구축된 하드웨어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하는 데 대한 깊은 고민과 노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