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파충류 두뇌의 진화, 그리고 아베 신조

[광화문]파충류 두뇌의 진화, 그리고 아베 신조

오동희 산업1부 부장(재계팀장)
2014.01.08 07:00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극우 정치행보가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A급 전범의 외손자인 그는 일본의 A급 전범 14명의 위패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한국과 중국 등 2차 대전 당시 전쟁으로 고통 받았던 피해국 국민들에게 또 한 번 생채기를 안겼다.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행위는 인류사적 '만행'이 명확하다. 그로 인해 아시아 각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다. 그 아픔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행위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수치스러워하는 것은 영장류인 인간의 기본이다.

원자폭탄의 피해로 희생된 일본인들에 대해 인류애를 갖고 애도를 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잘못된 일본 위정자들로 인해 불행한 과거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선량한 시민들을 안타까워하는 게 인류애다.

아베가 이런 보편적 인류애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치부하기보다는 인간의 뇌 과학 측면에서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

삼위일체 뇌 이론을 주창한 미국의 저명한 신경과학자인 폴 맥린은 인간의 뇌를 삼중구조로 설명한다. 뇌간의 상단부를 모자처럼 뒤덮고 있는 부위를 R-영역, 그 다음 영역을 변연계(邊緣系, limbisches System), 그 위를 덮고 있는 것이 대뇌피질이다.

수 억 년 전 인간이 아직 파충류일 때 형성됐던 R-영역은 인간의 공격적 행위, 정형화된 의식행위, 자기 세력권의 방어, 계층적 위계질서의 유지, 호흡 등 생명유지와 관련된 것을 관장한다.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은 핵전쟁의 위협이 상존하는 '야만적' 지구 환경에 대해 R-영역을 예로 들면서 우리 각자의 두개골 내부 깊숙한 곳에는 공격성을 지닌 악어의 두뇌가 아직 남아있다고 평했다.

파충류인 악어의 두뇌가 발달한 종(種)들은 수치심이나, 연민 등의 감정이 없으며, 힘을 통한 복종과 지배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이다.

이 R-영역 위를 수천만 년 전 인간이 포유류이지만 아직 영장류가 되기 전에 생긴 부위인 변연계가 둘러싸고 있다. 변연계는 인간의 기분, 감정, 걱정 등의 정서적 반응과 행동, 그리고 자녀보호의 본능을 지시하고 제어한다. 포유류 등의 자식보호의 강점 등을 지배하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뇌의 가장 바깥 부분인 대뇌피질은 수백만 년 전 인간이 영장류였던 시기에 생긴 부위로 두뇌 전체 질량의 2/3를 차지하는 곳이며, 직관과 비판적 분석의 중추이다. 읽기와 쓰기, 수학적 추론, 예술적 능력 등 인간의 인간다움을 가능케 하는 곳이 바로 이 대뇌피질이다.

R-영역이 발달한 종들은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자에 강한 '약육강식'에 길들여진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또한 폭력성이 강하고, 파괴적이며 비정상적인 행동을 한다.

신경심리학자 제임스 프레스콧은 실험을 통해 영장류는 피부접촉을 통해 서로에 대한 애정을 느끼고 연민의 마음을 가지지만, 파충류처럼 R-영역이 강하게 발달한 종들은 이런 행동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이들은 자신들보다 강한 존재에 대해서는 복종을, 자신들보다 약한 존재에 대해서는 지배를 하는 의지가 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베는 일본이 1945년 원폭 피해를 입은 지 10년 가량 지난 1954년에 태어났다. 아베의 성장기는 미국에 의한 일본의 지배와 군국주의의 향수를 가진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에 의해 지배됐을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보유를 주장했던 외할아버지 '기시' 대신 전쟁반대론자였던 친할아버지인 '아베 간'으로부터 배웠다면 그의 뇌에서는 R-영역보다는 변연계나 대뇌피질이 더 발달하지 않았을까.(그의 친할아버지는 아베가 태어나기 전인 1946년 결핵으로 사망했다).

최근 군비 증강과 집단자위권 확대, 핵물질의 보유 등 일본의 비이성적 행동을 누를 수 있는 것은 변연계나 대뇌피질의 역할을 통해 아베를 이성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R-영역에 우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확연히 각인시키는 길 밖에 없다.

이를 위해 우리의 경제력 강화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R-영역이 강한 아베가 강한 일본을 기치로 엔화약세를 강하게 드라이브하는 것도 경제력을 기반으로 한 군사력 강화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와 동서, 남북이 화합해 힘을 합치지 않은 경우 임진년이나 을사년, 경술년의 치욕을 다시 되풀이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