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기초연금법안 관련 긴급 현안보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기자는 가슴이 답답해지는 걸 느꼈다.
'국민들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 수급액이 줄어드는 내용의 기초연금법을 충분히 설명했는지'를 묻는 이언주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문 장관은 지난 달 중간 발표된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그는 "그 동안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는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국민들에게 기초연금 정부안을) 설명했다. 그에 대한 반증인지 지난달에 보사연에서 한 여론조사를 보면…"이라고 말했다. 발언이 중간이 끊겼지만 "기초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좋아진 것을 알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 장관이 언급한 보사연의 여론조사 결과(전국 30대 이상 성인 1000명 대상)는 '65세이상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기초연금을 월 10~20만원 차등지급 한다'는 기초연금 정부안에 대해 응답자의 67.2%가 찬성했다는 내용이다. 정부로서는 반색할 수밖에 없는 결과들로 꽉 차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발표 직후 언론과 시민단체의 뭇매를 맞았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 지급액이 줄어든다'는 정부안 핵심 내용이 응답자들에게 제대로 설명이 안 돼 있었을 뿐 아니라 문항 초입에는 '국민연금 수급자는 본인이 낸 보험료보다 5배 이상 받는지 알고 있습니까', '국민연금과 연계해도 기초연금을 추가로 받는 것을 아십니까' 등 정부안을 찬성하도록 유도하는 내용도 전제돼 있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언론 등에 의해 조사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은 여론조사 결과를 연금 관련 학자 출신인 복지부의 수장이 공식적인 자리서 기초연금 정부안에 대한 국민 인식 변화의 근거로 인용한 것.
복지부는 현재 기초연금 외에도 의사협회와 의료영리화 및 원격진료 도입을 두고 각을 세우고 있다. 수 차례 만나 대화를 해 왔지만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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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당위성을 떠나 정부가 국민과 야당을 설득하지 못하는 상황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내용까지 인용해 정해진 결론으로 밀고 나가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 추진태도와도 무관하지 않다.
정확한 '팩트'를 바탕으로 대화에 나서지 않고 불도저식 밀어붙이기로 일관한다면 야당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설득하기 힘들다는 건 이제 상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