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6월 상장한 후 1년도 지나지 않았던 다산리츠가 상장폐지 됐다. 어음발행이나 법인인감 관리와 같은 중요한 내부통제가 극히 취약했고, 기본적인 회계기록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는 등 상장유지 요건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다산리츠는 전직 임원 등을 배임과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하는 등 총체적인 부실이 발생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당시 2000여명의 소액투자자들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제2의 다산리츠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2011년7월 리츠의 상장요건과 절차를 강화했다. 상장요건 강화의 핵심사항 중 하나는 질적심사 제도의 도입이었다. 리츠에 대해서도 기업의 계속성, 내부통제 구축 및 운용실태, 의사결정 구조의 투명성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한 것이다.
개정된 상장요건은 이런 질적심사 강화와 더불어 리츠 고유의 특성도 충분히 반영한 것이다. 리츠는 설립 초기에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영업 인가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에는 매출액과 이익요건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자본잠식율이 5%를 초과하지 않으면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상장이 가능하다. 개발전문이 아니며 존립기간이 정해져 있는 위탁관리리츠는 질적심사가 아예 면제된다. 사업위험과 내부통제위험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다산리츠 사태이전에는 상장을 신청한 리츠가 모두 손쉽게 상장할 수 있었으나, 상장요건이 강화된 이후에는 5개의 리츠가 상장을 신청해 2개사만 상장됐다. 특히 올해 상장 신청한 2개사가 모두 상장이 좌절되면서 리츠에 대한 거래소의 상장심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거래소의 상장심사는 상장적격성이 없는 회사가 상장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들의 불측의 피해를 예방하는데 목적이 있다. 상장된 리츠들이 실적이 부진할 경우 투자자들이 리츠를 외면하게 되고 거래부진으로 이어진다.
나아가 상장리츠에 자금이 필요하더라도 증시에서 추가자금을 조달 할 수 없게 되고, 거래소 리츠시장의 존립 자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상장돼 있는 리츠들의 상황은 매우 걱정스러운 수준이다. 상장리츠 8개사는 모두 주가가 액면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7개사는 자본잠식 상태다. 4개사는 관리종목에 지정돼 있고, 그 중 1개사는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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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4개사는 최근 1년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1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장된 리츠가 얼마나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상장리츠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업성과 내부통제 등에 대해 충분히 검증을 받은 우량 리츠만 상장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업계, 투자자, 거래소 모두가 피해를 볼 것이 분명하다. 리츠에 대한 질적심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거래소가 리츠에 대한 질적심사를 통해 점검하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기업의 계속성이다. 리츠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투자자에게 배당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다. 거래소가 리츠의 사업성을 판단하는 데는 일정부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상장 후 단기간에 수익창출 할 가능성이 있는지, 실적이 급락할 가능성은 없는지 최소한의 검증은 필요하다.
둘째, 경영의 투명성이다. 내부통제장치가 적정하게 구축돼 있고, 주요 의사결정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관계회사 등 이해관계자와의 거래절차나 거래금액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검증이 필요하다.
리츠는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부동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상품이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시기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것도 현실이다. 우량리츠가 많이 상장돼 투자자들에게 높은 투자수익을 제공하고, 리츠산업과 증시가 더불어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