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아세안 대화 수립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정상회의가 12월11, 12일 부산에서 열린다. 2015년 아세안의 정치·경제·사회문화 통합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세안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되어 시의적절한 회동으로 보인다.
아세안이 내년에 단일시장 및 생산기지로 통합되면 인구 6억명, 연 GDP 2조달러, 무역규모 연 2조4000억달러, 경제규모 세계 9위의 경제블록이 탄생한다. 금세기 들어 아시아·태평양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아세안은 아세안 중심주의를 통해 한·중·일의 동북아, 미국·호주·뉴질랜드의 태평양, 인도에 이르기까지 아·태지역 발전과 번영의 중심으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세안은 중국에 이은 2위 교역파트너이자 해외투자 대상 지역으로 이미 우리 외교의 핵심지역이 되었다. 우리는 벌써 아세안과 상품·용역·투자 3개 분야에서 FTA를 체결했고 2010년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도 맺었다.
우리에게 이런 중요성을 갖는 아세안과 더 가까워지려면 우선 현재 진행 중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요 국가들과 양자 FTA를 조속히 체결해 단일시장으로 통합되는 아세안과 교류기반을 더 확대해야 한다. 우리와 경쟁국인 일본 중국은 우리보다 앞서가고 있다.
둘째는 우리가 먼저 아세안 국민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일이 필요하다. 아세안 사람은 수천 ㎞ 멀리 있기도 하지만 바로 우리 곁에도 있다. 다문화여성, 근로자, 학생 등 33만여명이 국내에 거주하는 아세안 국민이다.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면 이들은 귀국해서도 친한 세력이 될 것이다. 이는 우리 국민이 직접 할 수 있는 민간외교로 아세안 국민과 지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한 외교가 될 것이다.
셋째는 아세안 국가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히는 일이다. 6억명의 경제블록 규모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동남아에 대한 연구는 극히 미흡한 편이다. 5년 전 필자가 베트남 주재 대사로 근무할 때 일본의 한 학자가 베트남의 중부 콘툼 지역 소수민족 연구에 17년을 보냈다는 기사를 읽은 바 있다. 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한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안다는 건 그들의 사고와 생활방식을 알아간다는 것이며 이는 상대를 존중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화교류와 연구는 쌍방이어야 지속가능하고 효과적이다
넷째는 아세안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정도경영이다. 베트남만 하더라도 3000여개의 크고 작은 우리나라 회사가 진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서 현지인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우리 기업의 이미지는 바로 하나의 대한민국이기도 하다. 때문에 내야 할 세금을 착실히 내고 현지인 근로자의 인권, 노동권을 보호하며 환경보호,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반부패 등 국제기준에 맞는 경영과 운영을 해야 한다. 사회적 책임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다. 사회적 책임에 입각한 기업 경영은 100m 단거리경주의 단기이익 추구보다 42.195㎞의 중장기 접근의 지속가능 경영을 통해 궁극적인 성공을 목표로 해야 한다. 한 번 진출했으면 그 나라에 심은 나무로 그 나라에서 꽃피우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정치·경제·문화교류와 다문화여성을 통해 우리와 연결된 아세안 10개국은 우리 옆에 있다. 아세안과 사람을 중심에 두는 교류는 현 정부의 신뢰 구축 및 행복외교의 구체적 실천이며 우리에게 한반도 4대 강국 수준의 중요성을 갖게 된 아세안과의 관계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확고히 정착시키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