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하노이, 호치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가보면 창상지변(滄桑之變), 상전벽해(桑田碧海)의 고사를 실감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베트남을 느낄 수 있다. 40년 전 전쟁의 아픔을 딛고, 강력한 대외 개방정책(도이모이)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을 보면 마치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매우 친근한 감정이 든다.
1994년 우리 기업이 처음으로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한지 불과 20년 만에 우리기업들은 베트남 시장 최고의 '큰손' 이자, 베트남 경제의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 심지어 '베트남 제1위 투자국' '베트남 일자리 창출의 주역' 등으로 불리우기까지 한다. 초창기 섬유, 신발 등 노동 집약적 산업 중심의 대 베트남 투자가 최근 전자·전기 등으로 고도화 되면서 베트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베트남을 바라보는 시각은 주로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현지 생산기지'에 국한돼 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베트남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거대 소비 시장으로서의 베트남 내수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소비시장 공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20-30대 젊은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전쟁 이후 베트남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작년 9000만명을 넘어섰고, 전체 인구에서 30세 이하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65% 이상에 이를 정도로 청년층 인구 비중이 높아 이들의 구매력이 날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 내에서는 80~90년대 이후 출생자를 의미하는 '땀엑스(8X)', '찐엑스(9X)'를 공략하지 못하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K-pop, 한국 드라마 등 한류 문화의 확산으로 베트남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제품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향후 베트남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활로도 바로 여기에 있다.
통상 주무부처의 장관으로서, 한·베트남 FTA(자유무역협정)를 추진함에 있어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 내수시장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 화장품, 생활 가전 등 주요 소비재 품목을 다수 개방하는 한편, 지재권 규범을 강화해 한류 확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 베트남 시장의 젊은 소비자들이 한국산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지금까지 양국간 교역이 현지 진출 기업의 부품·소재 중심이었다면, 한·베 FTA를 통해 고부가가치 최종 소비재 등으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한·베 FTA의 성패는 결국 우리 기업들이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치밀한 전략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서 'Made in Korea'의 가치를 더욱 드높일 수 있도록 우리 기업들이 더 노력해 주길 당부한다. 특히, 이번 한·베 FTA는 화장품, 전기밥솥, 전기다리미 등 중소기업 제품을 다수 개방하고, 원산지·통관 절차를 간소화 하는 등 중소기업 진출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베트남이 우리 중소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베트남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베트남 진출이 주로 우리가 지갑을 열어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 베트남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반대로 우리가 베트남 사람들의 지갑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 보부상들은 '득인심(得人心) 역득재물(亦得財物)' 의 정신으로 조선팔도를 누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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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재물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의미다. 베트남 시장 공략의 열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현지 진출 기업들의 노력으로 얻은 베트남의 마음을 이번 한·베 FTA를 통해 최대한 활용해 동남아 시장 진출의 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