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2018 '충무로 시네마테크'

[우리가 보는 세상] 2018 '충무로 시네마테크'

김희정 기자
2015.03.26 05:46
뉴욕 필름포럼 /사진제공=필름포럼 공식 홈페이지
뉴욕 필름포럼 /사진제공=필름포럼 공식 홈페이지

프랑스 파리 12구에 위치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Cinematheque Francaise). 전세계 최대 영화 데이터베이스를 갖춘 자료실로 영화팬들의 성지다.

4만편이 넘는 영화와 관련 자료, 전시품을 보유한 영화자료실이자 누벨바그 영화세대의 아지트로 영화팬들의 '향수'를 자아낸다. 비틀즈 멤버 링고 스타가 '리스토마니아'에 교황으로 출연하며 입었던 의상등 프랑스 영화의 역사를 입증하는 문서, 영상, 소품, 사진, 모형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창설자인 앙리 랑글루와가 영화에 미쳐 프랑스 대입시험에 백지를 내고 영화계에 헌신한 덕에 시네마테크는 영화자료실을 뜻하는 보통명사가 됐다. 연중 특별전시회는 물론이고 3개의 상영관에선 상업성이나 검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볼 수 있다. 카페에서 유명감독을 만나는 행운은 덤이다.

파리에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있다면 뉴욕 맨해튼엔 70년에 창립된 '필름포럼'(Film Forum)이 있다. 헐리우드 영화가 판치는 미국에서도 독립영화가 숨 쉴 수 있는 틈이 필름포럼이다.

장뤽 고다르의 60년대 영화부터 우디 앨런의 회고전에 이르기까지 엄선된 큐레이팅을 거쳐 영화적 '다양성'을 보장하는데 바로 이 때문에 타임지는 '뉴욕에서 해야할 10가지 것' 중 필름포럼에서의 영화감상을 세번째로 꼽기도 했다.

타이페이 필름하우스/사진제공=위키피디아
타이페이 필름하우스/사진제공=위키피디아

아시아에서는 대만 타이페이(Taipei Film House)의 필름하우스를 빼놓을 수 없다. 필름하우스는 영화 '비정성시'의 허우샤오셴 감독이 전 미국 영사관 건물을 재단장해 오픈했다.

인디영화를 즐길 수 있는 문화명소이지만 영화에 무관심한 일반인도 심심치 않게 찾는다. 분위기있는 야외 커피숍과 레스토랑, 양질의 기념품과 희귀영화 DVD를 살 수 있어 대만 관광의 추천 코스로 꼽히기 때문.

종로 삼일대로 428 낙원상가에 자리잡은 서울아트시네마를 비롯해 광화문 시네큐브, 인디스페이스 등 우리나라에도 비영리 독립영화 상영관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서울의 자부심으로 표방할만한 영화사적 공간은 부재하다. 서울시는 25일 충무로 초동공영주차장 자리에 2018년까지 '서울 시네마테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1년여간 부지를 정하지 못하다 한국 영화의 1번지인 충무로로 확정했다. 충무로의 옛 명성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다.

설 자리를 잃은 독립·예술영화 지원책도 내놨다. 우수작은 제작-마케팅-상영배급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서울시 공무원이 직접 촬영지까지 섭외를 총괄하겠다고 한다.

500억원 규모의 영화전문펀드도 내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시 투자분 200억원은 2009년 문화산업펀드에 투자한 150억원이 200억원으로 불어나 이미 확보된 상황이다.

남은 과제는 서울의 시네마테크를 '어떻게' 채우느냐다.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 자체가 아니라 그 속의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아이언맨', '트랜스포머' 같은 블록버스터가 촬영되는 것도 좋지만 '아바타'를 뛰어넘는 상상력이 더 필요한 시대다. 그게 창조경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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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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