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전에도 무선인식시스템(RFID) 실증사업을 엄청나게 많이 했지만 결국 예산낭비라는 비판만 받았습니다. 실증사업이 끝난 후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흉물이 돼 버린 곳들도 많습니다. 사물인터넷(IoT) 실증사업에 대해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2주 전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열린 ‘IoT 글로벌 민·관 협의체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가 이 같은 말을 던지자 분위기는 순간 싸늘해졌다. 이날 자리는 정부가 국내외 기업들과 협의체를 결성한 지 1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창조경제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IoT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부터 3년 동안 지방자치단체, 대학, 공공기관 등과 연계한 IoT 실증사업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IoT를 미래부의 중점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올 한 해 동안에만 총 9개 실증사업에 정부출연금 312억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정부가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의지를 밝혀도 업계에서는 불안감을 버리지 못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정부가 어느 선까지, 또 언제까지 든든하게 지원해줄 수 있는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중소 소프트웨어업체 임원은 “실증사업에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은 대단히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에 도움되는 중기주도형 실증사업이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IoT 사업에 대한 풀리지 않는 고민도 여전하다.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네트워크 솔루션 및 장비 개발업체 관계자는 “다들 IoT를 얘기하는데 IoT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어느 시점에서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지속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증사업이 중소기업에 내실을 다지는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이름을 날릴 수 있는 초석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러 개의 사물을 이어준다는 IoT가 갖는 속성처럼 각 부문의 협업 없이 IoT 발전도 이뤄질 수 없다.